각 후보, 패션 스타일과 아이템 돋보여
일부 스타일링에 정치 메시지 담기도
"패션은 단순히 옷 입기의 문제가 아니다" 프랑스의 패션 디자이너 코코 샤넬의 말이다. 6·3 대선을 20여 일 앞두고 주요 대선 후보들의 패션에도 대중의 관심이 쏠린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카디건과 운동화로 부드럽고 건강한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클래식한 '정석 패션'과 최근 인기인 야구 스타일의 유니폼 패션을 선보이며 노년층과 청년층을 동시에 잡으려는 모양새다.

반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는 와이셔츠와 후드티 등을 입으며 단정한 리더 상을 내세웠다. 여기에 각 후보는 패션 아이템으로 구두 대신 운동화, 각진 안경보다는 둥근 모양의 안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소매 걷은 셔츠 패션 등 각자의 정치 메시지를 담은 스타일링으로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다.
실용성 강조하는 이재명, 카디건과 운동화 착용으로 이미지 변신 시도

먼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이번 대선을 앞두고 기존 독선적이고 강경한 이미지를 희석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부각하는 선거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이미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딱딱한 정장보다는 니트와 카디건을 활용한 일상복 차림을 자주 선보이고 있다. 이는 단순한 패션 전략을 넘어선 실용적 대안이기도 하다. 유세 중 착용하는 약 3kg의 방탄복 때문이다. 기존 양복은 착용이 불편해 한 치수 큰 옷으로 바꾸고, 재킷 대신 실용성과 활동성을 고려해 카디건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이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2일부터 빨간색과 파란색이 섞인 운동화를 신고 유세를 벌였다. 특히, 그가 신은 운동화는 민주당의 상징인 파란색과 국민의힘의 상징인 빨간색이 배합된 디자인으로 여야 화합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운동화는 패션 브랜드 리복이 2022년 출시한 '클래식 레더 GY15222' 모델인데 이 후보가 신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품절 대란이 벌어졌다. 중고 거래 마켓에서는 10배 이상 높은 33만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김문수, 둥그런 안경과 야구 유니폼으로 '역동성' 강조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고용노동부 장관 시절 쓰던 각진 형태의 네모난 뿔테 안경에서 최근 테가 거의 보이지 않는 동그란 안경으로 바꿨다. 이는 대중에게 부드러운 인상을 주기 위한 스타일링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와 국민의힘은 이번 공식 선거운동 복장으로 빨간색과 흰색이 배합된 야구 유니폼 형식의 유세 복을 골랐다. 이는 역동성을 강조한 것으로 "70대임에도 캐주얼한 야구 유니폼을 입어 젊어 보이는 효과를 극대화했다"며 "권위주의와 보수 엘리트 이미지를 탈피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역동성을 강조하기 위해 스포츠 유니폼으로 제작한 것"이라며 "진한 빨간색에 대한 피로감을 해석하기 위해 흰색을 적절히 섞었다"고 말했다.
이준석, 3만원대 시계와 소매 걷은 와이셔츠로 '젊은 리더 상' 제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스타일을 벤치마킹했다. 선거운동 내내 틀에 박힌 선거 운동용 점퍼 대신 노타이에 소매를 걷은 흰색 셔츠 차림을 고수하고 있다. 젊고 유능하면서도 너무 어려 보이지 않는 이미지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그는 전날 서울교육대학교 유세 현장 '학식 먹자'에서는 윗단추를 풀고 소매를 걷은 모습으로 등장했으며, 때로는 후드티 차림으로 캠퍼스를 누비며 청년층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이는 만 40세라는 나이를 무기로 세대교체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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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이 후보는 손목에 카시오의 전자시계를 차고 있다. 3만원대의 이 브랜드 제품은 단순히 가성비 넘치는 실용적인 시계가 아닌, 이준석이 오래전부터 착용해온 '정체성'이기도 하다. 그는 과거 국민의힘 대표 시절에도 같은 브랜드의 모델을 차고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치인들이 서민 코스프레로 저가 시계를 차지만, 이준석은 원래 그걸 찼던 사람"이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젊음과 친근함을 전면에 내세우는 이 후보는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미국의 버락 오바마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은 30~40대에 나라를 이끌었다"고 강조하며 유세에 나서고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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