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적 재개…중국산 재고 확보 나서
미·중 양국이 서로에게 부과했던 고율 관세를 90일간 대폭 낮추기로 하면서 일부 미국 업체들이 중국에서 생산을 재개하고 제품 수송에 나서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장난감업체 베이직펀은 지난 몇 주간 중국에서 오는 모든 제품 수송을 중단하고 현지 공장에 쌓아뒀다가 이날 곧바로 선적을 재개했다.
제이 포먼 베이직펀 최고경영자(CEO)는 새벽부터 일어나 협력업체들에 전화를 걸고 제품 수송을 요청했다며 "모든 것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중국 운송회사에 전화해 공장에서 물건을 가져갈 일정을 짜고 화물선을 예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사지 기기 제조업체 테라바디의 몬티 샤르마 CEO는 중국 공장에서 생산을 재개했다며 "비용이 30% 정도 늘어나는데도 이처럼 기뻤던 적은 이 일을 한 40년 동안 없었다"고 말했다.
위탁생산업체 제니멕스의 데이비드 치타야트 CEO는 이번 미·중 무역 합의로 미국 기업들이 중국 공장에 쌓아뒀던 제품을 서둘러 미국으로 들어오려 할 것으로 봤다. 90일 후 관세가 원위치 되거나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 등 불확실성에 대비해 기업들이 재고 비축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소매협회(NRF)도 소매업체들이 단기적으로 안도하며 신학기나 연말 연휴 등을 앞두고 재고 비축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다만 공장 가동을 중단했었던 기업들의 경우 제품 생산에 나서야 하는데, 90일 이내에 중국 공장에서 생산을 마치고 운송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웃도어 장비 업체 타프텐트는 이번 미·중 합의 이후 중국 공장에 주문을 재개할 수 있을지 알아보고 있지만, 미국산 원단을 중국으로 보내 텐트를 만드는 등의 과정을 90일 안에 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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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중국산 제품을 미국으로 들여오려는 운송 수요가 단시간에 늘어나면 운송비가 오르거나 운송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미국의 주요 무역항인 로스앤젤레스항만의 진 세로카 청장은 몇주 안에 수입 물량이 급증할 가능성은 작다며 "우리 업계에서 90일은 긴 기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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