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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 누군가의 삶 같아"…오픈런 난리난 전시회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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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조각의 거장' 론 뮤익 아시아 첫 개인전
개장 전부터 관람객 몰리며 '인산인해'
실제보다 과장·축소된 인체조각 등 선보여

"조각? 누군가의 삶 같아"…오픈런 난리난 전시회 가보니 27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론 뮤익' 전시에 작가의 대표작인 '침대에서'가 전시돼 있다. 이 전시는 7월 13일까지 열린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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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일요일 오전 10시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이른 시간에도 불구하고 전시회 앞에는 수백명의 방문객이 줄서 있었다. '현대 조각의 거장' 론 뮤익(67)의 아시아 최대 규모 회고전을 보기 위해서다.


기자가 찾은 전시장 앞은 이미 수십m 길이의 줄이 늘어서 있었다. 개막 전부터 입소문이 나며 관람객들이 아침부터 문 열기를 기다리는 '오픈런' 현상이 벌어질 만큼 뜨거운 반응이다. 이날 전시 해설을 맡은 도슨트는 "이토록 많은 인원 앞에 서는 건 처음"이라고 말해 전시 열기를 실감케 했다.


"조각? 누군가의 삶 같아"…오픈런 난리난 전시회 가보니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론 뮤익' 전시에 '마스크 II'가 전시돼 있다. 서지영 기자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첫 시선을 사로잡는 작품은 바로 '마스크 II'다. 피부의 모공, 눈썹 털 한 올 한 올까지 극도로 생생하고 정밀하게 묘사한 이 인체 조각은 거대한 크기로 구현돼 사실적이면서 동시에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아이러니'를 만든다. 경남 창원에서 전시회를 찾은 이민지(26)씨는 "작품이 눈앞에 있는데도 믿기지 않을 만큼 비현실적"이라며 "인물 조각 하나에 이렇게 오래 머물러본 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침대에서' 작품 앞은 사진을 찍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섰다. 여자친구와 함께 전시회를 방문한 유한진(22)씨는 "사진 한 장 찍어주는 데 20분은 기다린 것 같다. 그래도 언제 또 볼 수 있을지 모르는 작품이라 꼭 찍고 싶었다"라며 "작품의 크기만큼 느껴지는 감정도 크다"고 말했다.


"조각? 누군가의 삶 같아"…오픈런 난리난 전시회 가보니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론 뮤익' 전시에 '쇼핑하는 여인'이 전시돼 있다. 서지영 기자

"이건 그냥 '조각'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 같아요"


'쇼핑하는 여인'을 한참 바라보던 이재원(34)씨는 "이 작품 앞에서 눈물이 날 뻔했다"며 "아이를 안고 비닐봉지를 든 여인의 표정이 너무 지쳐 보여서 우리 엄마가 생각났다. 그냥 조각이 아니라 누군가의 이야기를 보고 듣는 것만 같다"고 말했다. 중년 남성과 암탉을 마주 세운 '치킨/맨' 작품 앞에 멈춰선 오승준(29)씨는 "설명 없이도 느껴지는 감정이 있다는 게 놀랍다"고 감상 소감을 전했다.


"조각? 누군가의 삶 같아"…오픈런 난리난 전시회 가보니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론 뮤익' 전시에 '매스'가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전시의 클라이맥스는 100개의 두개골로 이루어진 설치 작품 '매스'다. 파리의 지하 묘지에서 영감을 받은 이 작품은 14m에 달하는 전시실 층고를 채운 거대한 해골 덩어리로 관람객을 압도한다. "죽음과 감정에 압도되는 것 같았다"고 말한 이승환(40)씨는 "한참을 말없이 서 있었다. 몸은 현실에 있는데 마음은 다른 시간에 가 있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조각? 누군가의 삶 같아"…오픈런 난리난 전시회 가보니 '론 뮤익' 전시를 보기 위해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찾은 관람객들. 사진 촬영을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서지영 기자

론 뮤익의 조각은 생김새보다 그 이면에 있는 심리와 이야기, 공감의 밀도로 관람객을 붙잡는다. 한채이(30)씨는 "단순히 '크다', '정교하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생각을 불러 일으킨다"며 "작품을 보고 나서 가족, 친구, 내 삶을 자꾸 떠올리게 된다"고 말했다. 도슨트는 끝으로 "론 뮤익의 작품은 관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기억과 감정으로 이어지는 상상의 문을 열게 한다"고 해설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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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뮤익의 전시는 7월 13일까지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다. 전시에는 그의 대표작 10점을 포함해 사진 연작, 다큐멘터리 등도 함께 선보인다. 관람료는 1인당 5000원이며 온라인 사전 예약 또는 현장 발권이 가능하다.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과 프랑스 카르티에 현대미술재단이 공동 기획했으며 전시 종료 후 일본 도쿄 모리 미술관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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