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위 후 첫 아시아 국가로 방한
박근혜·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소통
2027년 재 방한 앞두고 선종
21일(현지시간)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 한국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즉위 후 처음 방문한 아시아 국가가 한국이었고, 한국인 추기경도 2명이나 임명했다. 내후년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WYD)를 계기로 한국을 다시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결국 이뤄지지 못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을 찾은 역대 두 번째 교황이다. 그는 2014년 8월 14∼18일 4박 5일간 방한했다. 즉위 후 세 번째 외국 방문이었다.
첫 방문지는 전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 시절 약속된 브라질(2013년)이었고 이듬해 3월 요르단·팔레스타인·이스라엘 순방이 두 번째 외국행이었다. 아시아 국가로는 한국이 처음이었다. 그만큼 한국을 각별하게 생각했다는 의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중 세월호 참사 유족을 위로하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 고통받거나 소외된 이들과 만났다. 올해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산불이 확산해 큰 피해가 발생하자 위로의 뜻을 표명하기도 했다.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지난 3월28일(현지시간) 한국 가톨릭교회와 행정 당국에 보낸 전보에서 "(교황은) 한국 여러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하여 발생한 생명의 위협과 피해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역대 한국인 추기경 4명 중 2명을 임명했다. 염수정(82) 안드레아 추기경(2014년 서임)과 유흥식(74) 라자로 추기경(2022년 서임)이다.
특히 유흥식 추기경은 대전교구장으로 재직하던 2021년 6월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으로 발탁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당시 주교였던 그를 장관으로 임명하며 대주교로 승품했는데, 파격 인사였다. 한국에 대한 그의 관심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 세계 가톨릭 젊은이들의 신앙 대축제인 WYD 차기 개최지를 서울로 결정하기도 했다. 한국은 필리핀(1995년)에 이어 WYD를 개최하는 두 번째 아시아 국가로 선정됐다.
1984·1989년(요한 바오로 2세), 2014년(프란치스코)에 이어 13년 만에 교황이 방한하면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었지만, 이는 후임 교황의 몫으로 남게 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 대통령들과도 자주 소통했다.
2014년 8월 방한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공항 영접을 받았고 이어 청와대에서 대화했다. 가톨릭 신자인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8년 10월과 2021년 10월 두 차례에 걸쳐 바티칸을 찾아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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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과 문 대통령은 55분간 면담했는데, 이는 앞서 교황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면담한 시간(30여분)보다 훨씬 길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경우 직접 만남은 없었고 서한으로 소통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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