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BW 보유자 보통주 전환 및 신주 인수권 행사
조기 상환 요구 사라지며 재무구조 개선
수익성 개선 과제 남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 중인 형지글로벌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덕을 톡톡히 봤다. 정치 테마주로 엮이면서 주가가 급등한 덕분에 이전에 발행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대한 조기 상환 부담을 덜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형지글로벌은 구주 1주당 신주 0.703주를 배정하는 유상증자를 통해 205억원을 조달한다. 신주 발행 예정가는 3420원이고 오는 6월11일 신주 발행가를 확정한다.
형지글로벌은 재무 안정성을 높이고 주요 상권 유통망 확대를 위한 시설자금을 조달하려고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형지글로벌 매출은 2022년 618억원, 2023년 484억원, 2024년 398억원을 기록했다. 골프복 시장 내 경쟁 심화와 프리미엄 브랜드 선호 현상 등으로 '까스텔바작' 경쟁력이 약화한 결과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증자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형지글로벌은 전날 전환청구권 행사에 따라 발행주식 수가 늘었다며 증권신고서 내용을 정정했다. 자금 사용계획도 수정했다. 채무 상환자금을 종전에는 122억원 배정했다가 50억원으로 축소했다. 증권신고서의 중요한 표시내용이 정정됨에 따라 효력 발생일이 기존 4월17일에서 5월1일로 바뀌었다. 구주주 대상 청약 시작 예정일은 6월13일에서 6월16일로 밀렸다.
앞서 형지글로벌은 지난 9일 4회차·5회차 전환사채, 6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에 대한 권리가 행사됐다고 공시했다. 전환가는 각각 3925원, 3346원이고 신주인수권 행사가는 3172원이다. 상장 예정일은 18일이다. 전날 종가가 8390원인 것을 고려했을 때 10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발행 주식 수는 기존 1262만주에서 1470만주로 늘었다.
회사 측은 지난 2일 기준 미상환 사채의 최초 조기상환 지급일이 도래했고 사채권자들은 조기상환청구권 행사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형지글로벌은 상환 자금이 부족해 상환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사채권자와의 협상을 통해 조기상환청구권 행사를 유예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이후 주가가 급등하면서 전환가와 행사가를 웃돌았다. 전날 기준 미상환사채는 형지글로벌이 보유한 콜옵션 부분으로 제5회차 전환사채 35억원, 제6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 15억원만 남았다. 내년 7월까지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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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상환 부담을 덜어낸 형지글로벌은 운영자금 예산을 기존 71억원에서 143억원으로 늘렸다. 해외 라이선스 사업 확장과 해외 공급망을 최적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생산물량 확보를 위해 조달 자금 가운데 135억원을 국내 생산자금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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