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중개이용료에 부정적 인식
이용자 편의 제공과 시장 성장 등
순기능에 대한 새로운 관점도 필요
![[발언대]픽업 매출에 수수료, 포장 시장에 미칠 장기적 영향은?](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5041514201120570_1744694412.jpg)
최근 배달의민족이 포장 주문에도 6.8%의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외식업주들은 높은 물가로 어려운 상황에 포장까지 유료화를 했다며 철회를 요구했고, 일부 소비자들은 수수료로 인해 메뉴 가격이 올라가는 것 아니냐며 포장을 보이콧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우리 사회는 기본적으로 플랫폼이 부과하는 중개이용료(수수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 소비자와 음식점 중간에 앉아 중개만 해주면서 그에 대한 수수료를 떼어가는 게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것이다. 플랫폼 기업이 소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의미, 그간 끊이지 않았던 논란 등을 고려하면 이를 무시하기는 어렵다. 기업들 또한 이런 목소리를 경청하고 적극 소통함으로써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고 시장을 더욱 건강하게 가꾸어 나가는 데 힘쓸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건, 중개이용료를 바탕으로 소비자에게 편의와 혜택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시장 자체를 성장시키는 플랫폼의 순기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외식 시장을 포함한 모든 시장은 예외 없이 소비자가 찾아주지 않는다면 성장 자체가 불가능하다. 특히나 우리나라와 같이 업체 간 경쟁이 매우 치열한 경우는 더욱 그렇다.
"플랫폼 순기능 간과하면 안 돼"
우리나라에 있는 전체 음식점 수는 우리나라보다 인구가 6.7배 더 많은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하니, 그 경쟁의 강도는 상상 이상일 것이다. 그렇기에 업주 상호간의 경쟁보다는 전체 시장에서 발생하는 주문의 절대적인 숫자와 매출 규모를 성장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온·오프라인 전체 외식산업 자체는 엔데믹 이후에 불황으로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음식서비스 주문 시장만 떼어 볼 때 성장세를 회복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통계청의 2024년 온라인쇼핑동향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온라인 음식서비스 주문 금액은 1년 전보다 17.5% 늘어난 2조8439억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배달 플랫폼들이 내놓았던 '무료배달'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의 배달비 부담이 줄어든 것을 시장 성장의 주요한 원인으로 봤다. 플랫폼이 소비자에게 제공한 혜택이 주문 활성화로 이어지며 온라인 외식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낸 것이다.
"전체 주문 수 성장의 단초 될 수 있어"
'포장' 시장에서도 같은 논리가 작용할 수는 없는지를 곱씹어볼 만하다. 플랫폼이 포장을 희망하는 소비자를 타깃으로 할인쿠폰 등의 혜택과 편의를 제공해 주문의 총량이 많아지게 만들어 봄직하다는 이야기다. 전체 포장 주문 수가 성장하면 업주의 총 매출이 늘어나고 이익률 개선이 함께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또 포장 주문이 늘어나면 업주 입장에서는 배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당장 업주에게 포장 중개이용료 부담이 새로 생기는 것만을 따지는 것은 근시안적일 수 있다. 오히려 플랫폼에게 수익모델 자체를 없애라고 강요하기 보다는 적절한 수익성을 갖추게끔 하고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 편의와 혜택을 제공하여 시장의 파이 자체를 키우도록 장려하는 것이 바람직한 접근이다.
배민에선 포장 메뉴가 직관적으로 잘 보이는 반면 타 애플리케이션에서는 그렇지 않다. 포장이라는 서비스를 무료로 하면서 잘 안 보이는 곳에 두는 것과 잘 보이는 곳에 두고 마케팅을 강화해 주문을 늘리는 것, 이 둘 중에 업주와 소비자에게 중장기적으로 진정 좋은 게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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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일현 협성대학교 유통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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