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 시총 6위로 뛰어올라
HD현대중공업은 10위권 재진입…기아는 두 계단 하락
트럼프 수혜주와 피해주 희비 엇갈려
이달 들어 미국발 관세 리스크에 증시가 요동친 가운데 시가총액 순위에도 변동이 나타났다. 미국 관세 정책의 영향을 덜 받는 종목들의 순위가 오른 반면 관세 피해주들은 주가 하락으로 순위가 떨어지며 희비가 엇갈렸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셀트리온과 기아를 제치고 유가증권시장 시총 6위에 올랐다. 지난달 말 10위에서 이달 초 8위를 꿰찼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이틀 연속 5%대 상승세를 지속, 시총 순위를 두 계단 끌어 올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방산주들은 관세 영향을 덜 받는 무풍지대로 평가받으면서 양호한 주가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유상증자 규모 축소로 투자심리가 개선되며 주가가 탄력을 받았다. 이달 들어 16% 넘게 올랐다. 앞서 지난 8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증 규모를 당초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축소한다고 공시했다. 축소된 1조3000억원은 한화에너지,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싱가폴 등 3개사가 참여하는 제3자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동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유증 구조가 주주배정과 제3자 배정으로 변경돼 증자비율과 희석률이 축소된 점이 긍정적"이라며 "유증으로 인한 주주가치 희석에도 불구, 견조한 실적과 연초부터 이어진 유럽 재무장 랠리에 글로벌 방산업체 멀티플이 올 들어 평균 54% 상승한 효과를 고려해 목표주가를 94만원으로 기존 대비 40.3% 상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은 시총 9위로 올라서면서 10위권에 재진입했다. 지난해 말 10위에 올랐던 HD현대중공업은 2월 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자리를 내주고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11위에 머물러 있던 HD현대중공업은 지난 11일 주가가 5.7% 오르면서 KB금융, 네이버(NAVER)를 제치고 9위에 올라섰다. HD현대중공업은 이달 들어 22.32% 상승했다. 특히 지난 11일에는 트럼프가 주가를 밀어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각료회의에서 "우리는 조선업을 재건할 것"이라면서 "의회에 (선박 구매자금을) 요청해야 할 수도 있지만, (미국과) 가깝고 조선 실적이 훌륭한 다른 나라에서 선박을 구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날 조선주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반면 트럼프 관세 피해주로 꼽히는 기아는 시총 8위로 하루 만에 두 계단이나 내려왔다. 기아는 지난 11일 7.03% 하락했다. 장중 8만13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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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위 현대차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시총 격차를 빠르게 줄이면서 바짝 뒤쫓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 11일 5.08% 하락한 17만7500원에 마감했다. 장중 17만5800원까지 하락하며 역시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의 시총 격차는 1조6637억원이다. 하루 전인 10일 두 회사의 시총 격차는 5조4300억원에 달했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에 대해 "당장은 7%대의 배당수익률과 상반기 중에 있을 자사주 매입·소각이 만들어 줄 주가 하방 지지력을 기대하나 관세 불확실성이 걷힐 때까지 주가 등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실적 추정치 변경을 반영해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기존 29만원에서 27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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