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한 유럽 시장 수요 둔화
국내 배터리업체 회복 지연 전망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이 아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단계라 전방 기업들의 배터리 수요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IBK투자증권은 이같은 배경에 LG에너지솔루션의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50만원을 유지했다. 전날 종가는 33만4500원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1분기 실적은 5조9060억원, 영업이익 1010억원으로 추정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7%, 영업이익은 35.8% 감소한 규모다. 시장전망치(컨센서스)를 소폭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는 원·달러 환율의 고공행진 효과로 추산된다. 1분기 원·달러 환율 가정이 1400원 수준으로 추정되나, 실제 1분기 평균 환율은 1453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중대형 전기차(EV) 부문의 경우 미국 제네럴모터스(GM)의 재고 조정과 유럽향 배터리 출하량 증가로 3조7260억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하지만 전분기보다는 6.4% 떨어진 규모다. 소형전지는 고객사인 테슬라의 모델Y 부분변경(FL) 차량 출시 등으로 본격 출하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럼에도 아직 불확실성이 지속된다고 우려했다. 당초 올해 유럽 시장은 5년 만에 탄소 배출 강화 시행의 해인 만큼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강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올해 들어 2월까지 순수전기차(BEV) 판매량은 31.4% 증가하며 배터리 수요 증가가 기대됐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의 유럽향 배터리 사용량은 같은 기간 12.9% 감소했다. 유럽 전기차 수요는 당초 예상보다 둔화할 가능성이 있고,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전방수요 회복은 지연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심지어 GM의 주류 전기차 모델 이쿼녹스, 블레이저는 멕시코에서 생산돼 미국 정부의 관세 도입 발표로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다수 국내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은 지난해 업황이 상저하고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수요 회복 지연으로 실적 부진이 지속됐다"라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전방 산업 수요 회복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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