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전날까지도 상황 뒤집혀
법원, 영풍 의결권 제한 '타당' 판결
영풍, 고려아연 상호주 관계 '해소'
경영권 분쟁 결말 안갯속으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격전지인 28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영풍의 의결권 제한을 둘러싸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영풍·MBK파트너스가 팽팽한 대립을 이어갔다. 전날 법원은 영풍의 고려아연 주식 의결권 제한이 타당하다고 판결했지만 같은 날 영풍 주총에서 주식배당으로 고려아연의 자회사인 선메탈홀딩스(SMH)의 지분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져 상호주 관계가 해소됐다고 주장한 까닭이다.

이날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 이태원에서 오전 9시 개최 예정이던 고려아연 주총은 오전 11시까지도 열리지 못했다. 주주들은 시스템상의 문제로 오전 9시50분께가 돼서야 주총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주주 명부 확인과 중복 위임장 확인 절차로 시작이 지연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양측은 영풍이 가진 고려아연 지분 25.4%의 의결권 행사 여부를 두고 대립 중이다. 전날 법원의 가처분 결정이 있을 때까지만 해도 MBK 연합의 지분율은 10%대로 크게 낮아져 주요 안건에서 모두 지난 1월23일 열린 임시 주총에서처럼 최 회장 측에 유리한 결정이 날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영풍은 같은 날 증자를 통해 주주들에게 1주당 0.04주를 배당함으로써 SMH와 상호주 관계를 끊어 고려아연 주총에서 25.4%의 지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현재 MBK 연합은 고려아연 측 지분에 대해 의결권 기준으론 47% 이상, 주총 출석수 기준으론 50% 이상이라고 주장한다. 최 회장 측은 35% 이상이라는 입장이다.
이번 정기 주총은 지난 7일 법원이 올해 1월23일 열린 고려아연 임시 주총의 결의 중 집중투표제를 제외한 모든 결의의 효력을 정지하는 가처분 부분 인용 결정을 내린 가운데 이뤄진다. 이에 따라 1월 임시 주총에서 이사 수 상한을 19명으로 설정한 정관 변경안과 고려아연 측이 추천한 이사 후보자 7명에 대한 선임안 등이 무효가 돼 원점에서 안건 상정과 주주 투표가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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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주총이 열린 몬드리안 호텔 이태원은 시작 전부터 긴장감이 돌았다. 신분을 확인하는 접수처에선 외부인, 취재진의 출입이 통제됐다. 주주들의 입장이 시작되자 '단결투쟁'이 적힌 머리띠를 멘 고려아연 노동조합이 피켓을 들고 모여들었다. 이들은 'MBK는 물러가라' 구호를 외쳤다. 피켓에는 '투기자본 MBK' '적자기업 영풍' 등 MBK 연합에 대한 비판적인 문구가 적혔다.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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