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 여파
"공장 가동률 60%…하반기 상승 기대"
"배터리 분리막 시장, 2~3년 후 좋아질 것"
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회장이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부진) 여파로 설비 투자와 같은 신규 투자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도레이첨단소재는 일본 대기업 도레이그룹의 한국 자회사로,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을 비롯해 다양한 고부가가치 첨단 소재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이 회장은 전날인 1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25회 한일신산업무역회의 종료 후 아시아경제와 만나 "설비 증설 같은 의사결정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며 신규 투자를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업황 부진 여파로 현재 공장 가동률이 50~60% 정도에 그치고 있다면서 올해 하반기께 가동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분리막은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과 함께 배터리 4대 핵심 소재로 여겨진다.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이 닿지 않도록 막아주면서 리튬이온이 지나다닐 수 있도록 한다. 국내에서 배터리 분리막을 만드는 곳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도레이첨단소재가 대표적이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 등록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에 사용된 분리막 총적재량은 약 132억3000㎡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도레이첨단소재는 경북 구미 산업단지에 배터리 분리막, 아라미드, 탄소섬유 등을 생산하는 공장 5개를 두고 있다. 경기 안성시와 전북 군산시, 충남 공주시 등에도 공장을 가동 중이다. 모회사인 일본 도레이는 탄소섬유로 글로벌 시장 1위 업체다. 탄소섬유는 항공기와 자동차 소재로 사용된다. 항공 분야 시장분석기관 포케스트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전 세계 민항기 시장 규모는 2023년 2294억 달러에서 2032년 3848억 달러(약 509조원)로 연평균 5.9%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은 전기차 수요가 2~3년 뒤 개선돼 배터리 분리막 수요도 다시 증가할 것으로 봤다. 그는 "지금은 전기차 캐즘이라 사업 속도가 늦춰졌지만 2~3년 지나면 다시 좋아질 것"이라며 이 같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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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국내 화학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로 손꼽힌다. 1973년 도레이첨단소재의 모태인 제일합섬에 입사한 이후 1999년 도레이첨단소재의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2013년 회장 자리에 올라 현재까지 CE)를 맡고 있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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