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로완 CEO 현지 인터뷰
글로벌 생산 지도 개편 검토
"전기차 전환 빠르게 진행"
짐 로완 볼보자동차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2기 정부의 자동차 관세 인상에 대응하기 위해 언제든지 미국 내 생산을 늘릴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볼보는 지난해 유럽연합(EU)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 인상으로 주요 차종 생산지를 중국에서 유럽으로 옮긴 데 이어 이번엔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생산 지도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로완 CEO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ES90 공개 행사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수입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 인상이 확정된다면 이제는 유럽이 아닌 미국으로 생산 이전을 검토해야 한다"며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생산 공장을 이미 지어둔 데다 충분한 가동 여력이 있기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2기 정부는 최대 25%에 달하는 수입 자동차 관세 부과를 언급하고 있어 유럽 생산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유럽산 자동차는 미국 수출 시 2.5% 관세가 부과된다. 로완 CEO는 "실제로 관세 인상이 확정 여부를 알 수 없기에 기다려봐야 한다"면서도 "만약 관세 인상이 된다 해도 우리는 대처 방안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앞서 볼보는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X30의 생산공장을 지난해 중국에서 유럽 벨기에로 옮긴 바 있다.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43.5%의 관세를 물리는 상계관세 부과 방안을 확정하면서다.
아울러 볼보의 전기차 전환 전략에 대해 속도는 늦춰졌지만 방향성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충전 인프라 부족으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선호도 높아지고 있다"며 "하지만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은 순수전기차로의 전환은 그 어떤 기술보다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로완 CEO는 볼보가 순수전기차(B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마일드하이브리드(MHEV)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갖추고 있다는 강점도 강조했다. 고객에게 여러 선택지를 제시하며 최근 2년 동안 기록적인 글로벌 판매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미래차 전략 과제인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모두 미래차 전환에서 전동화보다 더 중요한 변화는 '코어(core) 컴퓨터 기술'"이라며 "예전에는 차량 출고 시점의 차가 가장 최고 사양이었다면 이제는 아니다. 무선소프트웨어업데이트(OTA)를 통해 언제나 차를 최신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볼보는 브랜드 SDV 최신 기술의 집약체인 플래그십 전기 세단 ES90을 공개했다. 볼보는 ES90에 엔비디아의 '듀얼 엔비디아 드라이브 AGX 오린' 칩을 탑재해 이 차를 브랜드 역사상 똑똑한 차로 만들었다. 강력한 코어 컴퓨팅 성능 구현으로 이전 세대 대비 연산 능력이 8배 이상 향상됐으며 초당 500조 회에 달하는 연산이 가능해졌다.
여기에 1개의 라이다와 5개의 레이더, 7개의 카메라, 12개의 초음파 센서로 구성된 첨단 센서 시스템까지 갖췄다. 이를 통해 인간의 시야를 뛰어넘는 범위까지 사물과 움직임을 파악해 도로 위에 위험 요소를 감지할 수 있다. 센서가 위험을 감지하면 고성능 컴퓨터가 연산을 통해 차량에 즉각적인 조치를 취한다.
그 밖에도 800V 기술을 적용해 충전 편의성을 높였다. 1회 충전 시 최대 700㎞를 달릴 수 있으며, 350㎾로 고속 충전하면 10분 만에 300㎞의 주행 가능 거리를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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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는 ES90을 중국 시장을 타깃으로 개발했다. 세단과 패스트백, SUV 장점을 모두 살린 크로스오버 스타일로 디자인한 것도 중국 시장을 노린 전략이다. 로완 CEO는 "항상 새로운 모델을 찾는 중국 시장을 겨냥해 세단과 패스트백의 장점을 모두 살린 아예 새로운 장르를 만들었다"며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스톡홀름=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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