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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비즈 인사이트]시니어 비즈니스의 실패 사례: 데이터 없이 설계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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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근 강남대 실버산업학과 교수

[시니어비즈 인사이트]시니어 비즈니스의 실패 사례: 데이터 없이 설계된 전략 김정근 강남대학교 실버산업학과 교수가 연구실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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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은 대한민국 인구 구조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해이다. 65세 이상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 전체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게 되면서, ‘시니어 비즈니스’가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숫자로 보면 가히 놀랄 만하다.


1차 베이비부머세대(1955-1963년생)는 이미 2020년에 65세에 진입하기 시작했고, 2030년에는 75세에 이르게 된다. 2차 베이부머세대 (1968-1974)세대의 마지막인 1974년생은 이미 2024년 만 50세에 도달했다. 2030년이 되면 1차 및 2차 베이비부머를 포함한 50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약 48.7%를 차지할 전망이다


이처럼 대규모 인구집단이 소비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사례는 흔치 않다. 하지만 인구 구조의 변화가 반드시 시니어 비즈니스의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고령층은 단일한 집단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과 가치관을 가진 세분화된 집합체이기 때문이다. 현재 고령층의 특성이 미래 고령층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보장은 없다. 따라서 성공적인 시니어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단순히 거대한 시장 규모에 주목하기보다, 특정 노인 소비자 그룹의 특성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번 글에서는 단순히 대규모 노인인구에 갇혀 실패한 시니어 비즈니스 사례들을 살펴본다.


1. 과거 고령층의 선호를 답습한 노인주거 설계

가장 흔한 실패 사례는 ‘은퇴 후 자연 속에서 살고 싶다’는 과거 고령층의 선호를 바탕으로 노인 주거를 설계하는 것이다. 왜 이러한 전략이 등장했을까? 기존 고령층의 상당수는 농촌 출신으로, 1960~70년대 경제 개발 정책에 따라 도시로 유입된 세대였다. 이들은 주로 1950년 이전 출생자로,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며 노후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바람이 있었다. 그러나 2024년 기준, 이들은 이미 75세 이상이 되었으며,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9%에 불과하다.


새로운 노인 주거를 필요로 하는 1차 베이비부머 세대는 과거와는 다른 특징을 보인다. 2024년 건축공간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65.5%가 ‘현재 거주 중인 집이나 동네’에서 노후를 보내길 원하며, 건강이 악화되어 거동이 불편해져도 41.7%는 여전히 같은 지역에서 살고 싶다고 응답했다. 이는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익숙한 공간과 이웃을 쉽게 떠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따라서 노후 주거 사업을 계획할 때, 과거 고령층의 선호를 단순히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고령층이 원하는 주거 형태에 대한 데이터를 반영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장의 요구와 동떨어진 사업이 될 수밖에 없다.


2. ‘노인 전용’ 제품과 서비스의 실패

또 다른 실패 사례는 ‘노인 전용’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경우이다.


시니어 비즈니스의 핵심 소비자는 한국 경제 성장기 속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1차·2차 베이비부머 세대이다. 50대 이상 인구의 소비 지출 규모는 2030년 1,5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국민 전체 소비의 60.6%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들은 스스로를 ‘노인’으로 규정하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2024년 정부 연구기관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층의 75.2%가 자신을 노인으로 여기지 않는다고 답했다. 따라서 ‘노인 전용’이라는 이름을 내건 제품과 서비스는 오히려 시장에서 외면받을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노인 전용 여행’보다는 ‘힐링 여행’이나 ‘자기 탐색 여행’과 같은 개념이 더 적절하다.


일본에서도 씹거나 삼키는 데 어려움을 겪는 고령자를 위한 식품을 ‘노인용 식품’이 아닌 ‘유니버설 디자인 푸드(UDF)’나 ‘스마일 케어 푸드’라는 명칭으로 브랜딩했다. 이는 특정 연령층을 타깃팅하면서도 ‘노인’이라는 표현을 피하고, 보다 폭넓은 소비층을 유인하는 전략이다.


3. 연령만을 기준으로 한 소비자 획일화

마지막 실패 사례는 연령만을 기준으로 소비자를 획일화하는 것이다.


같은 70대라도 10년 전과 현재의 70대는 전혀 다른 세대적 특성을 가진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시니어 비즈니스에서는 연령만을 근거로 소비자를 정의하고, 이에 맞춘 사업 전략을 펼치는 오류를 범한다.


예를 들어, 2000년대 후반 미국에서 출시된 Jitterbug 휴대폰은 버튼이 3개만 있는 초간편 전화기로, 복잡한 기기 사용을 꺼리는 고령층에게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IT 기술에 익숙한 베이비부머 세대가 고령층에 진입하면서, 이러한 단순 기능의 피처폰은 시장에서 외면받았다.

성공적인 시니어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단순히 연령이 아니라, 각 세대의 가치관, 시대적 경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야 한다. 단순한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전략이 아니라, 세분화된 소비자 그룹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맞춤형 접근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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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근 강남대 실버산업학과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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