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긴급재난·안전문자 제주까지 발송 '짜증'
제주도민, 진도군에 불편 민원 100여건 접수
진도군 “SK통신사 평소보다 넓게 권역 설정”
최근 한파와 폭설에 따른 전남지역 재난 문자가 바다 건너 제주시까지 수신되면서 불편 민원이 진도군에 100여건 이상 접수됐고, 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설왕설래 되고 있다.
6일 아시아경제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강추위와 함께 많은 양의 눈이 호남과 제주지역에 집중되면서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 그리고 호남·제주 지자체에서는 해당 지역에 부합하는 재난 문자를 수시로 보내며 안전에 집중하고 있다.
재난 문자가 안전에 대비하는 유익한 안내이지만, 제주시 중심으로 최근 2~3일 이내에 해당 지역과 상관없는 전남도와 진도군 재난 문자가 지속적으로 수신되면서 제주 지역민들의 불편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진도군 재난 문자가 집중적으로 수신되면서 제주시민들은 주거지역인 제주도 문자에 더해 타지역 문자까지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재난 문자 알림에 진도군에 100여건의 민원을 접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제주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가지도 않은 전라도에서 문자가 오는데 혹시 '개인 정보가 유출된 거 아니냐'는 의혹 제기와 함께 '진도군에 간 적이 있느냐'며 부부간에 행적을 묻는 글도 올라오고, 타지역 재난 문자 수신을 궁금해하는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통상 행정구역 경계 인접 거주자들은 인근 지자체의 재난 문자를 받는 것은 특별하게 느끼지 않지만, 130여㎞ 떨어진 진도군에서 발송한 문자가 제주에서 수신되는 것은 드문 상황이다.
진도군에 불편 민원을 호소한 제주시민들의 이동통신 가입회사는 SK텔레콤인 것으로 확인됐다.
진도군 관계자는 “제주지역에서 100여건 이상 민원이 접수돼 재난 문자 발송계약 주체인 행정안전부와 이동통신 3사 확인 결과 SK 통신사에서 평소보다 넓게 전파권역을 설정해 지금까지 없었던 제주까지 재난 문자가 발송된 것 같다”며 “행정안전부에 전파권역 설정이 다시 될 수 있도록 시정을 건의한 상태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또 “전화번호와 같은 개인정보는 진도군에서 가지고 있지 않고, 기지국을 거점으로 발송되는 재난 문자 시스템에 의해 발송된 것으로 개인정보 유출 등의 문제는 안심해도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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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재난발송 시스템은 CBS(Cell Broadcasting Service)로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이용해 발송하는 게 아니라 라디오 방송처럼 휴대전화 기지국에 접속된 모든 휴대전화에 문자를 발송하는 시스템으로, 개인정보 취합 등의 과정이 필요하지 않아 번호 수집경로 등에 대한 의문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남취재본부 박창원 기자 capta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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