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국 생산·투자거점 발돋움 노력
"공급망재편·산업고도화 기회활용"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베트남이 미국 빅테크(거대기술기업) 엔비디아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 센터 설립을 유치하는 등 동남아시아, 인도, 일본 등 아시아 주요국 공급망 재편 관련 대응 속도가 높아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고관세 정책, 중국 우회수출 규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중국의 생산·투자 거점 대안으로서 입지를 다지는 데 주변국들이 주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기업은 동남아, 인도, 일본의 공급망 재편과 산업 고도화 기회를 활용하도록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코트라(KOTRA)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베트남·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태국·인도·일본의 산업 현황과 한국 기업 진출 기회를 분석한 '미국 신정부 출범 계기 아시아 주요국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를 15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 6개국은 트럼프 2기 정부의 보편관세 부과 여부를 가장 예의주시하고 있다. 각국의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미국은 베트남·태국·인도·일본의 최대 수출국이다. 아울러 동남아 4개국과 인도는 중국 기업 투자 유치가 늘면서 '불똥'이 튈까 우려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제3국 우회수출 규제를 강화하려 한다.
각국은 첨단산업 설비투자 유치, 개발 협력, 에너지·디지털 전환, 산업외교 등을 통해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 대응하고 있다. 우선 베트남은 엔비디아 AI R&D 센터 설립, 스페이스엑스와의 위성통신 개발 협력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반도체 공급망 허브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현지 부품 사용 기업에 대한 관세 혜택이 확대돼 진출 여건이 개선됐다.
인도네시아는 청정에너지 분야 외국인 투자 유치를 적극 추진 중이다. 태국은 디지털 경제의 지역 허브를 목표로 클라우드, AI 등 첨단 기술 도입을 가속화한다.
인도는 보편관세 부과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을 '기회'로 본다. 특히 중국을 이어 세계 제조업의 새 허브 역할을 늘릴 것으로 기대한다. 일본은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이 자동차 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며 조기 정상회담 추진, 외교적 해법 모색을 도모하고 있다. 도요타 등 주요 기업들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코트라는 베트남 첨단 산업 기술 협력 수요, 인도네시아와의 신재생에너지 협력, 태국 디지털 전환(DX) 시장 확대 등 기회가 열릴 수 있다고 한국 기업들에 조언했다. 코트라는 "우리 기업들은 단기적으로 리스크 관리, 현지화 강화, 공급망 유연성 제고 등을 할 필요가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차별화된 전략 수립, 지역 가치사슬 진입, 혁신 생태계 협력 강화가 요구된다"고 했다.
이지형 코트라 경제통상협력본부장은 "미국 신정부 출범으로 인한 아시아 시장 변화는 우리 기업에 새로운 진출 전략을 요구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현지 기술 협력 강화 및 가치사슬 참여 확대, 신성장 분야 선제적 진출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도록 코트라는 전방위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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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코트라 해외시장뉴스에서 무료로 제공한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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