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당 2명씩 배치해 예산 절감 검토
무급 주 80시간 근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기업가 출신 정치인 비벡 라마스와미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가 실리콘밸리 출신을 대거 기용해 정부 예산 삭감에 나선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 인공지능(AI) 수석 고문, AI·가상화폐 차르, 인사관리국장 등 트럼프 행정부 곳곳에 실리콘밸리 출신 인사들이 발탁된 가운데 정부효율부에서도 이 같은 기조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정부효율부는 연방정부 기관당 두 명씩 직원을 배치할 계획이다. 이들을 통해 각 부처에서 불필요한 비용 절감 등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정부 기관에 배치되지 않는 직원들은 2014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만든 미국 디지털 서비스 대통령 행정실에서 근무할 예정이다. NYT 보도에 따르면 정부효율부 근무자들은 대부분 무급으로 주 80시간을 일하는 형태의 근무 조건이다.
예산 삭감은 의회 권한으로 정부효율부는 권한이 없지만, 대신 예산 감축 분야에 대한 권고 사항을 의회에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정부효율부 직원을 선발 과정에는 머스크 CEO의 측근들이 긴밀하게 관여했다. 머스크 CEO와 벤처캐피털 앤드리슨 호로위츠를 공동 설립한 마크 앤드레슨, 숀 맥과이어 세쿼이아 캐피털 글로벌 파트너, 바리스 아키스 휴먼캐피털 창업자 등이 면접을 실시했다. 피터 틸 페이팔 공동창업자가 대학을 중퇴하고 창업에 도전하는 이들에게 지급하는 장학금 '틸 펠로우십' 출신이 상당수다. 이 외에도 머스크 CEO, 재러드 쿠슈너와 가까운 사이이자 트럼프 1기에서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수석 고문 등을 지낸 브래드 스미스 등도 정부효율부 운영에 관여한다.
또 엔지니어나 인사 등 백오피스 업무를 위한 정규직도 소수 채용하겠다는 공고를 냈다. 엔지니어들이 인공지능(AI)을 사용해 예산 절감 기회를 찾게 하겠다는 방침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이 코앞인 현재까지도 정부효율부의 구조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대부분의 의사소통이 암호화 메시징 앱인 시그널에서 이뤄질 정도다. 정부효율부는 현재 백악관 인근 스페이스X 사무실이 있는 건물에서 일하고 있다.
NYT는 당초 예상과 달리 정부효율부가 외부 기관이나 비영리 단체 형태를 취할 가능성은 작다고 밝혔다. 대신 머스크 CEO, 라마스와미 등과 관련된 일종의 브랜드로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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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머스크 CEO는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정부효율부를 통해 연방 정부 지출을 2조달러 줄이겠다고 주장했지만, 최근 감축 목표를 그 절반인 1조달러로 낮췄다. 사회보장, 의료보험 등 예산을 깎지 않고서는 2조달러 예산 감축이 불가능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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