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도이체방크 등 전망
세금 인하 등이 경제 견인
미 증시도 활황 이어갈 듯
S&P500 평균 목표 6508
인플레 재점화 가능성 변수
올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규제 완화, 세금 인하 등 친(親)기업 정책, 레드 스윕(공화당이 행정부·입법부 모두 장악) 등으로 미국 경제는 2%가 넘는 견조한 성장세를 이룰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미국 증시 호황, 강달러 기조는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부과 위협, 불법 이민 추방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심화 가능성은 미 경제 성장의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올해 美 성장도 견조
2일 각 기관이 내놓은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취합한 결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및 트루이스트 웰스는 2.5%,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는 2.3%, 도이체방크는 2.2~2.5%를 제시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예측한 작년 GDP 성장률 전망치(2.8%) 대비 둔화한 수준이지만 일본·프랑스(1.1%), 영국(1.5%) 등 주요 7개국(G7)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 세금 인하, 인수합병(M&A) 장려 등이 미국 경제를 견인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공화당이 백악관과 상·하원을 장악한 데 따라 올해 만료될 세금 감면 및 일자리 법(TCJA)이 연장될 가능성이 우세해지면서 기업 성장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2017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통과된 TCJA는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낮추는 게 핵심 내용인데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공약으로 이 법안을 연장하고 법안세율은 15%로 추가 인하하겠다고 공언했다.
미 중견은행인 코메리카 측은 “이 같은 세금 인하 정책은 가계 가처분 소득과 기업 수익이 증대되는 효과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는 소비 지출과 고용이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증시는 활황…변수는 인플레이션
이에 따라 올해도 미 증시가 활황을 이어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6개 금융기관의 올해 말 S&P500지수 목표가 평균치는 6508로, 이는 작년 종가 대비 10.65% 상승 여력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 가장 강세장을 예측한 기관은 오펜하이머로 7100을 제시했고 에버코어 ISI는 6800을 내놨다. 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시티그룹·JP모건 등은 6500을 제시했다. 에버코어 ISI 측은 작년 미 증시 성장 원동력인 인공지능(AI) 붐이 올해도 지속되면서 상승세를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불법 이민 추방, 관세 등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인플레이션 재점화 가능성은 경제 성장의 변수로 꼽힌다. 뱅가드는 미국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올해 내내 2.5% 이상을,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2.75~3.25%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내셔널웨스트는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를 2.4%에서 3.2%로 최근 상향 조정했다.
TD증권은 “미국에서 관세와 이민 정책은 2026년 초까지 인플레이션을 거의 1%포인트 끌어올려 결국 성장에 부담을 주고 통화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벨 에어 인베스트먼트 측은 “관세, 이민 규제 강화, 온쇼어링이 결합해 앞으로 더 높은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UBS는 "미국의 성장은 규제 완화와 개선된 기업 신뢰에 힘입어 중국·유럽 수입품에 대한 관세 영향을 상쇄하고도 성장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BNP 파리바 “올해 내내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
일각에서는 Fed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더 느려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Fed는 지난달 18일 업데이트한 점도표에서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를 3.9%로 제시했다. 상당수 투자은행들은 대체로 기준금리가 이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BNP 파리바는 “올해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지면서 Fed가 2025년 내내 기준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호황을 보였던 미국 국채 시장은 올해 부진을 겪을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연말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 전망치에 대해 코메리카는 평균 4.25~4.75%, 웰스파고는 4.5~5%를 제시했다. 현재 미 10년물 금리가 4.573% 선임을 감안할 때 상방이 열려 있다는 의미다. 채권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하락한다.
다만 제프리스 측은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위협에 대한 우려가 지나치게 과장됐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수입품에 10% 보편 관세를 매기겠다고 공약했는데, 이는 실제 이행된다기보다는 미국의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사용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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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인의 보호 무역주의 정책으로 강달러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여러 기관에서 유로화가 ‘패리티(1유로=1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것(유로화 가치 하락 ·달러화 가치 상승)이란 예측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로 패리티가 무너진 것은 2002년과 2022년이 유일하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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