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계엄 사태' 피의자 육사 출신 탓
사관학교 전문 입시학원 충원 어려워
'12·3 계엄 사태' 핵심 피의자들이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드러나면서 육사 입시를 준비하는 지망생들이 진로를 다시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뉴스1은 최근 사관학교 전문학원을 비롯한 입시학원들이 사관학교 대비반 충원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스1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의 한 입시학원은 수능이 끝난 지난달부터 재수를 준비하는 고3 학생을 대상으로 사관학교 특별반을 꾸리려다 정원을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작년엔 고1·고2 대상 특별반도 정원을 채웠지만, 올해엔 고3 특별반 정원도 미달이었다.
다른 학원도 비슷한 상황이다. 대치동의 한 수학 전문 학원은 예비 고1~고3 학생을 대상으로 사관학교 특별 겨울반 수업을 모집 중인데, 당장 다음 주 개강을 앞두고 정원을 줄일지 고민 중이다.
사관학교 진학을 희망했던 수험생들도 고민에 빠졌다. 경기 성남에 사는 재수생 정모군(18)은 뉴스1에 "육사 시험을 준비해 왔는데 그냥 일반대를 가려 한다"면서 "안 그래도 최근에 선호도가 낮아져 마음에 걸렸는데 계엄 사태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 고3 수험생은 최근 입시 커뮤니티에 "중학교 때부터 군인이 꿈이었는데, 최근 나라가 혼란스러워 진로를 바꿀지 고민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온·오프라인에서는 육사 비하 표현까지 등장했다. 계엄 사태 주요 피의자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곽종근 육군특수전사령관 등이 모두 육사 출신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육사 공식 유튜브 채널 '육사TV'에 2달 전 올라온 체력경연대회 영상에는 "내란사관학교", "반란군 주역 양성이 목적인 학교", "당신들의 선배가 계엄을 건의했다"는 등 비방 댓글 100여개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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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올해 7월 실시된 육사 1차 시험 경쟁률은 29.8대 1이었다. 이는 2020년 44.1대 1보다 현저히 낮아진 것이다. 다만 일반 대학과 별도의 입시 일정으로 치러지는 사관학교 입시 경쟁률은 상당수가 허수다. 실제로 사관학교에 진학할 생각이 없으면서도 수능에 앞서 연습용으로 응시하는 상위권 수험생들이 많기 때문이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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