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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대통령이 장래희망 1순위였던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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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대통령이 장래희망 1순위였던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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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래 희망으로 '대통령' 또는 '영부인'을 꼽는 아이들이 한 반에 네댓 명은 되던 시절이 있었다.


대통령은 1980년대 초등학생 장래 희망 1위였다. 1990년대는 1위 왕관을 의사에 내주긴 했어도 대통령은 여전히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미래였다. 어린이들이 장래 희망으로 대통령을 꼽으면 어른들은 엄지손가락을 들며 좋아했다. 대통령은 '성공한 사람', '국민들에게 존경받는 사람'이란 인식이 그래도 그때는 있었다.


요즘 초등학생은 대통령을 장래 희망으로 꼽지 않는다.


장래 희망을 주제로 아이와 얘기하던 중 "대통령은 어때?"라고 물으니 돌아오는 대답은 "엄마, 요즘 누가 대통령이 되고 싶어해? 사람들이 욕하고 미워하잖아"였다. 그러고 보니 최근 몇 년간 서울 도심에는 대통령을 반대하는 시위가 끊이지 않았다. "잘했다"는 칭찬보다 "잘못했다"는 질책을 받는 대통령이 많았다.


우리 사회는 무장한 군인들이 국회 장악을 시도하게 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조치에 동의하지 못했다. 국민들은 지난 두 번의 탄핵 때와 마찬가지로 또 어쩔 수 없이 대통령 탄핵 카드를 꺼내 들었다. 결국, 대통령을 당장 직무에서 손 떼게 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수습의 과정은 매끄럽지 못한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헌법재판소가 보낸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서를 수령하지 않으면서 탄핵심판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탄핵심판을 심리하는 헌법재판소의 공석 재판관 임명 역시 여야의 견해차로 불확실한 상황이다. 헌법재판관 임명 샅바싸움 중인 여야는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와 입장이 서로 뒤바뀌었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중차대한 현안 앞에서 여야가 상황을 수습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지 않고 정치적 이익을 챙기기 위해 계산기를 두드리는 모습을 더 많이 보여주고 있다. 수습이 늦어질수록 외교, 경제 모두 더 큰 손실을 감내해야 한다. 고통은 국민의 몫이다.


대한민국은 헌정 사상 세 번째 대통령 탄핵의 길을 가고 있다. 직접 투표해 뽑은 대통령을 잘 못 뽑았다며 강제로 끌어내리는 일이 세 번째 반복되고 있는 부끄러운 역사를 쓰고 있다. 그동안 두 번의 탄핵을 통해 정치권도, 국민들도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았지만 아픈 역사를 멈추는 데에는 실패했다.


여야 양당 구도가 명확한 대한민국에서 대통령 탄핵 도돌이표를 도려내지 않으면 보복 정치는 앞으로 계속될 수밖에 없다. 탄핵이 불가피했다면 이제는 탄핵 국면을 수습하고 회복하는 데 정치권 힘을 모아야 한다. 그리고 반복되는 탄핵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한 반성과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


탄핵의 운명을 자처한 건 대중의 뜻을 읽지 못하고 잘못된 비상계엄 판단을 내린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잘못된 선택을 막지 못한 정치권 공동의 책임이 크다. 과거 두 번의 탄핵을 겪고도 바른길로 한 발 더 나아가지 못한 잘못이 크다. 정치권이 이번 탄핵을 정치적 보복의 도구나 당의 세를 불리는 기회로만 본다면 국민은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앞으로 네 번째 대통령 탄핵의 고통을 떠안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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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스러운 대한민국 탄핵의 역사가 반복되고 있다. 이번이 마지막이길 바라본다. 다시 어린이들이 장래 희망으로 대통령을 말 할 수 있는 시대가 오기를 희망한다.




박선미 기획취재부장 psm8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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