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용 유동성 확보·비상대응체계 재점검 당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회의 탄핵 불발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저축은행, 카드·캐피털 업권과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연달아 개최하고 가용 유동성 확보와 비상 대응체계를 재점검해 달라고 당부했다.
10일 금감원은 저축은행·여전사 CEO, 협회 등과 현안 간담회를 개최하고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과 관련해 각 업권의 위험 요인을 점검하고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금감원은 KB, SBI, 금화, 모아, 애큐온, 웰컴, 한국투자 등 저축은행 CEO와 간담회를 마무리한 이후 연달아 신한, KB, 삼성, 현대 등 카드사와 현대, KB, 롯데 등 캐피털사 7곳의 CEO를 소집해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금감원은 저축은행 총수신은 지난 6일 기준으로 102조8000억원으로 큰 증감 없이 통상적인 수준의 변동을 유지하고 있으며, 예금 인출 등에 대비한 가용 자금도 적정 수준을 보유 중이라고 판단했다. 여전채 발행과 여전사 외화자금 조달도 차질없이 진행되는 등 여전사의 자금조달과 영업활동은 안정적인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투자수요가 많지 않은 연말임에도 외화 자산유동화증권(ABS) 7억달러어치를 발행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업권별로 충분한 가용 유동성 확보 및 비상 대응체계 재점검, 부실자산의 신속한 정리 등을 당부하는 한편, 취약 차주에 대한 서민 금융공급이 위축되지 않도록 세심한 관리를 강조했다.
김병칠 부원장은 "금융회사별 충분한 가용 유동성 확보 및 비상자금 조달계획 등의 재점검을 통해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관리해 달라"면서 "저축은행은 3중 유동성 대응체계를 재점검해 비상시 문제없이 대응할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적극적인 부실자산 정리도 주문했다. 김 부원장은 "당장의 손실을 회피하기 위해 부실자산 정리에 소극적으로 대처할 경우 자산건전성 악화 지속으로 더 큰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자산건전성 확보를 위해 경·공매, 매각 등에 적극 나서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전채 발행과 저축은행 수신 동향 모니터링 과정에서 특이사항 포착 시 감독당국과 신속하게 공유해 달라고 당부하는 한편, 중·저신용자 등 취약 차주들의 자금 애로가 발생하지 않도록 균형있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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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저축은행업권은 당분간 영업 확대보다는 리스크 관리 중심의 경영전략을 유지하고 당면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 재구조화·정리계획을 신속히 이행하는 등 건전성 제고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카드·캐피털 업권도 안정적인 조달여건을 토대로 서민 금융공급 역할을 지속해서 추진하며, 자산건전성과 손실흡수 능력을 충분한 수준으로 확보하겠다고 답변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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