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이 선포된 그날 밤 국회 본회의장에는 190명의 의원이 들어와 있었다. 경찰 등에 의해 국회가 봉쇄된 상황에서 의원들은 ‘월담’등을 통해 국회로 진입, 비상계엄을 해제 시켰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3일 비상계엄 당시 담을 넘어 국회에 진입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우 의장은 비상계엄 선포 당시 한남동 공관에서 빠져나와 국회로 진입하면서 경찰 등의 경계가 취약했던 담벼락을 경호대장과 단 둘이 넘었다. 이후 우 의장은 계엄군을 피해 국회 경내를 이동하다, 본회의장에 들어가 사회권을 행사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월담을 통해 국회 경내에 들어왔다. 이 대표가 담을 넘어 국회에 들어가는 모습은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238만명이 시청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담을 넘어’ 국회에 들어왔다. 표결 당시 당사에 있었던 안 의원은 국회에 담을 넘어 진입했지만, 이미 표결이 끝났다. 계엄 가능성을 제기해 비상한 관심을 끌었던 김민석 민주당 의원도 월담에 나섰지만, 정작 표결은 못 했다. 김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차가 없어 막힌 국회를 돌다가 겨우 담을 넘어 본회의장에 도착하니 막 계엄 해제의결이 종료된 후였다"며 "표결에 늦어 많은 분이 안전을 걱정해주셨다. 담 넘다가 삐끗한 것 빼고는 괜찮다"고 덧붙였다.
여성의원인 임미애 민주당 의원도 담을 넘어 국회에 들어왔다. SNS에 "국회로 가겠다"고 했던 임 의원은 유튜버 등을 통해 월담 장면이 찍히기도 했다. 임 의원은 "계엄 선포를 확인하고 일찍 국회에 들어갔는데, 경찰 등이 너무 세게 막았다"며 "의원이라고 해도 들여보내주지 않아 월담을 통해 국회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의원들의 진입을 국회 경비대가 막은 것에 대해서는 차후에 문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의 의원의 경우에는 월담을 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이 의원 측은 "현역 국회의원이 정문을 걸어 들어갈 수 있는 것인데 이를 막아서는 것 자체의 ‘불법성’을 보여주기 위해 담을 넘지 않았다"며 "경비대 측과 대치가 이어지면서 국회의장 비서실장께서 경비대원에게 ‘현역 의원을 통과시켜달라’는 요청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당에서는 "한시라도 빨리 들어갔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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