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가드 최근 거품론 제기한 가운데
AI 관련주 기업 3분기 호실적 발표
인공지능(AI) 거품 논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AI 붐에 적극적으로 올라탄 반도체 설계기업 마벨테크놀로지, 고객관계관리(CRM) 소프트웨어 기업 세일즈포스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다.
3일(현지시간) 마벨은 3분기 매출 및 주당 순이익이 각각 15억2000만달러, 43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 평균치(14억5000만달러, 41센트)를 상회하는 것이다.
마벨은 오는 4분기 가이던스도 긍정적으로 내놓았다. 매출과 주당 순이익은 각각 18억달러, 64센트로 시장 전망치(16억4000만달러, 52센트)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벨은 AI 데이터센터에서 데이터 간 전송 효율을 높여주는 데이터처리장치(DPU)를 제작하는 업체로 일찌감치 AI 관련주로서 주목받았다. 매트 머피 마벨 최고경영자(CEO)는 “AI 수요 증가가 3분기 매출과 4분기 가이던스를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약보합 마감한 마벨 주가는 이 같은 호실적 발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10% 넘게 뛰었다.
지난 10월 ‘에이전트포스’라는 AI 플랫폼을 출시한 세일즈포스도 AI 붐을 입증하는 실적을 공개했다.
세일즈포스 3분기 매출은 94억4000만달러로 시장 전망치(93억5000만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수익성 척도’ 운영 마진은 33.1%로 평균 추정치(32.2%)를 상회했다.
다만 3분기 주당 순이익은 2.41달러로 시장 예상치(2.44달러)를 밑돌았는데, 세일즈포스 측은 회사 투자 부문 손실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일즈포스 측은 에이전트포스에 대한 높은 수요가 가이던스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크 베니오프 CEO는 지난달 “세일즈포스가 1000명의 직원을 추가 고용해 에이전트포스를 판매해야 할 정도로 수요가 엄청나다”고 말한 바 있다.
세일즈포스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약보합 마감했으나 실적 발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9% 넘게 급등했다. 세일즈포스는 앞서 1분기 실적 쇼크로 AI 투자 리스크가 조명되기도 했으나 지난 2분기에 이어 이번 분기 실적에서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관련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두 기업의 호실적은 최근 월가에서 AI 거품론이 또다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미 3대 자산운용사로 꼽히는 뱅가드는 최근 메모에서 “AI 기술이 1980년대 이래 생산성과 일자리 혁신을 가져온 컴퓨터와 유사한 효과를 가져온다고 가정할 때 AI가 컴퓨터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확률은 60~65%인 데 반해 오늘날 미국 주식 시장은 90% 확률의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며 AI 거품론을 부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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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붐에 올라탄 기업들이 과대 평가됐는지 투자자들 사이에서 치열한 논쟁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AI 관련 기업들의 호실적과 긍정적인 가이던스는 거품 우려를 잠재울 수 있는 재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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