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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이야기]'잠들지 않는' KF-16조종사, 이륙 4분이면 서울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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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16 배치된 공군 서산비행장 탐방기
비상출격 위해 전투기 조종사 4명 상시대기

2022년 6월 우리 공군은 단독으로 최대 규모의 공중훈련을 실시했다. ‘소링 이글(Soaring Eagle)’훈련이다. 2017년 이후 5년 만에 외부에 공개된 훈련에는 5세대 F-35A 스텔스 전투기를 포함해 총 19개 부대 항공기 70여 대가 참가했다. 눈에 띄는 전투기도 있었다. KF-16 개량형인 최신형 KF-16 U(Upgrade 약자)이다. KF -16U는 기계식 레이더가 장착된 KF-16C(단좌형), KF-16D(복좌형)와 달리 신형 AESA(능동위상배열) 레이더로 교체 중이다. 또 한국 공군 주력 F-15K에만 탑재 가능했던 GBU-39 SDB(Small Diameter Bomb) 스마트 폭탄 탑재가 가능해져 4세대 전투기에서 4.5세대 전투기로 업그레이드됐다. 최신예 전투기로 중무장한 공군력을 보기 위해 충남 서산시에 있는 공군 20전투비행단(20전비)을 찾았다.


[군사이야기]'잠들지 않는' KF-16조종사, 이륙 4분이면 서울 도착 20전비에 근무하는 정비사들은 개인별정비능력관리제도(IMQC)로 관리된다. (사진제공=공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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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이야기]'잠들지 않는' KF-16조종사, 이륙 4분이면 서울 도착 대기중인 전투기조종사들은 출격명령과 동시에 8분에 이륙을 마쳐야 한다. (사진제공=공군)
[군사이야기]'잠들지 않는' KF-16조종사, 이륙 4분이면 서울 도착 20전비에서 서울까지 거리는 60㎞ 이지만 이륙을 할 경우 4분, 연평도는 7분안에 도착해야 한다.(사진제공=공군)
[군사이야기]'잠들지 않는' KF-16조종사, 이륙 4분이면 서울 도착 올해 후반기 한미 연합군사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에서는 KF-16의 진가가 더 빛을 발휘했다. (사진제공=공군)


공군 기지에 들어서자 규모에 비해 고요했다. 20전비의 크기는 국내 최대 규모다. 여의도 면적의 4배. 차를 타고 이동을 해도 끝이 없었다. 활주로에 들어서니 양옆에는 야외 격납고(이글루)가 즐비했다. 이글루 안에는 20전비의 주력 전투기인 KF-16 전투기가 자태를 뽐냈다. 20전비는 KF-16 80여대를 운용 중이다. KF-16은 원작자인 미국 록히드마틴사에서 허가받은 뒤, 대한민국 기업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국내에서 생산하는 ‘국산 전투기’다. KF-21 보라매처럼 우리가 직접 개발하고 생산까지 한 기체는 아니지만, 한국인 기술자들의 피와 땀이 들어갔다. 앞서 록히드마틴의 힘을 빌려 생산돼 ‘국산 전투기’로 불리는 T-50 계열 항공기들과 같다. KF-16은 전장 15.06m, 전폭 9.96m 전고 4.88m의 단발 엔진 전투기다. 공군은 단좌형(KF-16C)과 복좌형(KF-16D)을 동시에 운용하고 있다.


전투기 조종을 위한 G 슈트 입고 대기

이글루 옆 작은 문으로 들어가니 비상 출격을 위해 전투기 조종사 4명이 대기 중이었다. 조종사들은 생환 조끼, G 슈트(Anti-G suit)를 착용하고 대기했다. 일반인들이 지상에 서 있을 때 느끼는 중력의 하중은 1G이며, 놀이공원의 바이킹 같은 속도감 있는 놀이기구를 탈 때 느끼는 중력은 2G다. 하지만 전투기 조종사는 공중에서 9G의 하중을 견뎌야 한다. 전투기 조종사는 급선회한다거나 수평과 상하 수직 방향으로 급격하게 움직이는 비행을 할 경우 중력의 11배인 11G까지 압력을 받는다. 조종사가 정신을 잃을 수 있는 순간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조종사들은 G 슈트를 입는다.


20전비 비상 출격 대기 전투기 조종사는 주간엔 4명, 야간에 8명이 대기한다. 잠들지 않는 곳이 바로 비상 출격 대기실이다. 이곳에서 대기 중인 전투기 조종사들은 출격 명령과 동시에 8분 만에 이륙을 마쳐야 한다. 평시 훈련 땐 30분 내외로 이륙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대폭 시간을 단축한 셈이다. 20전비에서 서울까지 거리는 60㎞이지만 이륙을 할 경우 4분, 연평도는 7분 안에 도착해야 한다.


중·러 전투기 대응 위해 동해 출동도

조용한 소령은 “20전비 작전구역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등이 포함되어 있어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곳”이며 “조종사들의 60%는 공중에서 연료를 보충받을 수 있는 공중급유 자격요건을 갖추고 있어 장시간 공중임무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과 러시아 전투기가 KADIZ 인근에 나타날 경우엔 동해까지 비행 지원을 하기도 한다.


이글루 안에 배치된 KF-16은 다른 전투기와 달리 공대공 미사일을 장착하고 연료를 채워놓은 상태에서 대기를 했다. 조종석에는 헬멧 등이 놓여 있었다. 단 몇초라도 빨리 이륙하기 위한 준비였다. KF -16U는 구형 KF-16에는 탑재할 수 없었던 GBU-39 SDB 스마트 폭탄 탑재가 가능하다. GBU-39 SDB는 중거리 GPS 유도폭탄으로 최대 110km 떨어진 목표물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여기에 두께 90cm의 콘크리트를 관통할 수 있는 GPS 유도폭탄인 JDAM(합동직격탄)도 발사할 수 있다. 유사시 북한 핵·미사일 기지 정밀타격 등에 가장 많이 활용될 수 있는 무기다. 전투기 앞부분의 색깔도 달랐다. 성능을 개량한 전투기였다. 신형 AESA 레이더와 새로운 임무 컴퓨터, 조종석 시현 체계, 피아식별장비 등의 개조 작업이 이뤄진다.


5개 비행단 24시간 실 비행 훈련도

올해 후반기 한미 연합군사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에서는 KF-16의 진가가 더 빛을 발휘했다. 공군 각급 부대에서는 주야간 방어제공(DCA), 항공 차단(AI), 공중대기 항공 차단(X-INT) 훈련 등 80여회의 야외 기동훈련(FTX)을 실시했다. 이 훈련에서 KF-16은 24시간 실비행 훈련을 실시했다. 24시간 실비행 훈련에 한미 공군 5개 비행단(한국 3개·미국 2개)이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군 관계자들은 전투기 조종사뿐만 아니라 정비사들의 실력 덕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훈련이 길었던 만큼 정비가 철저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김영길 기체정비사(원사)는 “전투기가 24시간 실비행을 하면 정비 소요도 그만큼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정상적인 가동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비사의 정비 능력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주격납고에 들어가니 KF-16 전투기 6대가 현장에서 세심하게 관리되고 있다. 비행이 많은 탓에 정비 소요도 많다. 이날도 정비격납고에서는 정비 요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20전비에 근무하는 정비사들은 개인별 정비 능력관리제도(IMQC)로 관리된다. 정비사 모두 기체 정비 기능사, 기사 등 자격증 보유자들이다. 부대에서 나오는 길엔 운이 좋게 KF-21 이륙 장면도 볼 수 있었다. 2026년 첫 도입을 목표로 체계개발이 한창인 한국형 전투기다. 시험평가를 진행 중이었다.



군 관계자는 “비행단마다 주력 전투기도 있지만, 비상착륙이나 임무 수행을 위해 착륙할 경우 정비가 가능하도록 비행단 정비사 간 교류한다”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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