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의존도 높은 테슬라
중국 정부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공화당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밀월 관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에서 제조되는 수입품에 60%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는데, 테슬라는 해외에서 가장 큰 공장을 중국에 두고 있는 만큼 대중 관세를 강하게 때릴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WSJ에 따르면 테슬라의 가장 큰 해외 시장은 중국에는 연간 약 100만대의 테슬라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상하이 공장이 있다. 이 공장은 테슬라가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자동차 제조 업체로 성장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테슬라는 타 해외 자동차 업체와는 달리 중국 내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데 중국 정부의 이례적인 지원도 받았다. WSJ는 "중국 현지 파트너와 합작사를 설립해야 했던 폭스바겐, 제너럴 모터스와는 달리, 테슬라는 (중국 정부 지원 덕에) 중국에서 자체 공장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는 최초의 외국 자동차 업체가 됐다"고 설명했다.
머스크 CEO는 미·중 갈등이 고조될 때마다 양국 사이에서 모종의 긴장 완화 역할을 해왔다. 그는 지난해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세계 양대 경제 강국인 두 나라의 디커플링(탈동조화)에 반대한다며 양국 관리들의 회담을 강조하기도 했다. 반면 최근 당선 확률이 높아지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9년 미·중 무역전쟁의 촉발자로 강성적인 대중 정책관을 가졌다. 재선할 경우 중국에서 만들어진 수입품에 대해 60% 관세를 부과한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중국 고위 관리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머스크 CEO가 균형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머스크 CEO는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을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왔다. 따라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 시 테슬라도 큰 피해를 볼 수 있는 대중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이지는 못할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미·중 무역전쟁 당시 중국산 제품에 1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으나 긴밀한 관계에 있던 팀 쿡 애플 CEO가 "삼성과의 경쟁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토로하자, 대중 관세를 유예한 적이 있었다.
컨설팅 회사 시노 오토 인사이트의 투 레 설립자는 WSJ에 "중국 정부는 (트럼프-머스크 둘의) 긴밀한 관계를 좋은 일로 보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중국 전기차 및 기술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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