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북한의 러시아 대규모 파병설에 대해 부인하지 않고 "북한과 무엇을 어떻게 할지는 우리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북한군 파병과 관련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타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 결산 기자회견에서 미국 기자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정황을 뒷받침하는 위성사진에 대한 견해를 묻자 "위성사진은 진지한 것이고, 만약 사진들이 존재한다면 그들은 무엇인가를 반영한다는 것이 틀림없다"며 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하원(국가두마)이 이날 오전 러시아와 북한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비준했고 이 조약에는 상호 군사원조 관련 조항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조항에서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할지는 우리의 일"이라며 "우리는 우리의 북한 친구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 국가정보원과 우크라이나 당국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정황을 지속해서 제시해왔다. 미국도 전날 "북한이 10월 초에서 중반 사이 최소 3000명의 군인을 러시아로 이동시켰다고 평가한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러시아는 북한군 파병설을 "가짜 뉴스" "허위 정보"라며 일축해왔다. 그런데 푸틴 대통령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부인하지 않으면서 러시아가 추후 관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우크라이나군 정보총국은 자국군이 작전 중인 쿠르스크에서 전날 북한군이 목격됐다고 밝혔다고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방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군이 러시아에 갔다는 증거가 있으며 그들이 정확히 무엇을 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이것은 우리가 모니터링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