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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씩 버티는 '카공족' 탓에 쫄딱 망했다…역대급 줄도산한 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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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일본 내 카페 파산 신고 최고치 기록
4100원 커피 손익분기점 1시간 42분 가량

지난해 일본 내 카페 파산 신고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카페에서 공부하는 '카공족'으로 인해 파산이 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24일 일본 매체 아에라닷은 지난해 일본 내 카페 파산 건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월께 데이코쿠 데이터뱅크가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2023년에 전국 카페 파산은 72건으로 전년 34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이자 역대 최고치다.


3시간씩 버티는 '카공족' 탓에 쫄딱 망했다…역대급 줄도산한 日 지난 7월 25일 '나오미'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일본 누리꾼은 엑스(X·옛 트위터)에 "스타벅스에서 이거 가능한 거냐"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해당 사진에는 한 남성 손님이 매장 출입문 부근 한쪽에 테이블 하나를 차지한 채 여러 대의 노트북과 태블릿PC, 휴대폰을 거치해 두고 마치 작업실처럼 사용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사진출처=엑스(X·옛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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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파산이 늘어난 이유는 낮은 가격과 회전율이 높지 않은 문제가 겹쳤기 때문이라 아에라닷은 분석했다. 무엇보다 최근 일본에서도 카페에서 공부하거나 업무를 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한 잔으로 장시간 머무는 손님이 늘어났다. 과거 일본의 카페 문화는 낮은 단가를 회전율로 매출을 채웠다. 박리다매 방식이다. 그러나 최근 카페에 장시간 머무르는 손님이 늘어나면서 회전율이 낮아졌다. 회전율이 낮아지며 소규모 카페의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이다. 이런 경향은 특히 도시에서 두드러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본 카페 점주들의 고심도 깊다. 커피 가격을 올릴 것인지,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시간제한을 둘 것인지에 대한 선택의 갈림길에 선 것이다. 이에 일부 카페는 90~120분 정도의 이용 시간제한을 두고 운영하기도 했다. 이런 카페에서는 손님이 시간을 채우면 종업원이 다가와 "시간 다 됐다"고 알려주곤 한다. 문제는 이로 인해 카페 이용을 줄이는 손님들이 나타나는 딜레마도 생겼다. 더 큰 문제는 카페에서 일하는 손님들이 늘어나면서 결국 단골까지 떠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3시간씩 버티는 '카공족' 탓에 쫄딱 망했다…역대급 줄도산한 日 그렇다면 카페의 회전율과 이익에 피해를 주지 않는 '최대 이용 시간'은 어느 정도일까. 2019년 8월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조사 결과 4100원짜리 커피 한 잔을 구매한 손님의 손익분기점은 1시간 42분으로 나타났다. [사진출처=온라인 커뮤니티]

한편, 국내에서도 카페에서 일하거나 공부를 하는 소위 '카공족'이 큰 이슈가 된 바 있다. 지난 4월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고객이 두 좌석을 차지해 모니터와 노트북 등을 올려둔 모습이 포착됐다. 이 고객은 한 테이블에 얼굴을 가릴 정도의 모니터를 설치했으며 옆 테이블에는 거치대를 설치해 그 위에 노트북을 올려뒀다. 또한 테이블 위에는 충전기와 케이블 등으로 물건들이 어지럽게 놓여있었으며 멀티탭과 키보드도 있었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사례가 알려진 바 있다. 한 남성이 스타벅스 매장 테이블에 듀얼 모니터를 설치해 작업하는 모습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기도 했다. 또 서울 은평구 한 카페에는 중년 남성 2명이 프린터를 들고 와 2시간가량 개인 업무를 처리했다는 사연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에 국내에서도 카공족에 대한 누리꾼의 의견은 분분하다. 카공족을 겨냥해 공부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둔 카페가 있는가 하면, ‘노(No) 스터디 존’을 선언하거나, 2~3시간마다 추가 주문을 하라는 등의 규칙을 추가한 곳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카페의 회전율과 이익에 피해를 주지 않는 '최대 이용 시간'은 어느 정도일까. 2019년 8월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조사 결과 4100원짜리 커피 한 잔을 구매한 손님의 손익분기점은 1시간 42분으로 나타났다. 프랜차이즈가 아닌 개인 카페의 평균 매출을 기준으로 ▲8개 테이블 ▲테이크아웃 비율 29% ▲하루 12시간 영업하는 가게라고 가정했을 때의 수치다. 즉, 음료 한 잔을 시킨 뒤 2시간 이상 자리에 머무르는 손님은 업장 매출에 손해를 끼친다는 뜻이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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