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총선 공약으로 제시했던 '전 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을 놓고 정치권 내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 대표의 총선 공약인 민생회복지원금은 전 국민에게 25만원 상당의 지역화폐를 지급하자는 것으로, 민주당은 이를 통해 소비 진작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여당은 '현금 살포'라며 반대하고 있고, 야당 내에서도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보편적 지원'보다는 '선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와 주목된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현금성 지원금 지급은 2020년 5월 코로나19 시기에 '긴급재난지원금' 형태로 진행된 바 있다.
당시에도 민주당은 2020년 총선을 앞두고 '4인 가구 기준 100만원' 지급을 내걸었다. 표퓰리즘이라는 비판 속에서도 '벼랑 끝 민생경제 회복'을 명목으로 전 국민 확대를 추진, 전국 2216만 가구에 14조3000억원을 지출했다. 그러나 효과는 미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코로나19 1차 긴급재난지원금 정책의 효과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재난지원금을 통해 증대된 카드 매출액은 4조원 규모로 정부 투입 예산의 26.2~36.1%에 그쳤다.
정부·여당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이 같은 지원금이 '현금 살포법'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지난달 2일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은 '전 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법(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을 단독으로 통과시켰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했다. 민주당은 오는 26일 본회의에서 재표결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당내에서도 '보편적 지원'과 '선별적 지원'을 놓고 이견이 있어, 추석을 앞두고 전 국민 25만원 지원금 논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소속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1일 '전 국민 25만원 민생지원금'에 대해 "전 국민이 아니라 상위 20%나 30%를 제외한 중산층과 서민에게 지급하자"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날 MBC 라디오에서 "전 국민에게 25만원을 지원하는 것보단, 어렵고 힘든 계층에 촘촘하게 지원하는 것이 여러 가지 면에서 효과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앞서 유튜브 삼프로TV에도 출연해 "전 국민 재난지원금 줬을 때 소비랑 연결되는 것이 높지 않았다"며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이러한 보편적 지원이 자영업자의 매출 증대,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이 될 수 있다는 당의 주장과는 상반된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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