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지적도
미국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023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9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이 반영된 결과다.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는 7일(현지시간)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의 평균 금리가 지난달 다섯째 주 기준 6.5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10일(6.48%) 이후 가장 낮은 금리다.
한 주 새 모기지 금리는 27bp(1bp=0.01%P) 떨어졌다. 이는 최근 2년 중 가장 큰 하락 폭이라고 주요 외신은 설명했다.
모기지 금리가 이렇게 크게 떨어진 것은 2년 넘게 고금리 통화 정책을 견지해 온 Fed의 9월 피벗(pivot·정책 전환) 전망에 기인한다. 지난 2일에는 경기 침체 우려를 지피는 고용지표가 나오며 Fed가 빅 컷을 단행할 거라는 분석도 나왔다. 통상 모기지 금리는 기준금리와 연동되는 채권금리의 영향을 받는다.
일각에서는 모기지 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침체된 미국 주택시장이 되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현재 주택시장은 코로나19 이전 저금리 때 장기 고정금리로 주택을 산 부동산 보유자들이 신규 대출로 갈아타는 걸 꺼리면서 매물이 씨가 마른 상태다. 이에 따라 주택 가격이 고공행진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다만 모기지 금리가 크게 떨어지긴 했어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주택시장이 활기를 얻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 모기지 업체 프레디 맥에 따르면 현재 미국 모기지 대출 10건 중 6건은 4% 미만의 금리로 실행됐다. 이는 앞으로 주택시장 거래가 활발해지려면 모기지 금리가 현 수준보다 훨씬 더 떨어져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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