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도미사일 발사장소 이번엔 황해남도
시간대 앞당겨 발사했지만 실패 가능성
북한이 또다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지난달 26일 이후 닷새만으로 이번엔 시간대와 장소를 바꿔 도발했다. 군 당국은 북한은 최근 대남 오물 풍선을 살포하는 등 복합 도발 양상을 보여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1일 "황해남도 장연 일대에서 오전 5시 5분과 15분경 동북 방향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 2발을 각각 포착했다""5시 5분경 발사된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600여km를 비행했고, 5시 15분경 발사된 탄도미사일은 120여km를 비행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달 평양 일대에서 오전 5시 30분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은 다음 날 관영매체를 통해 다탄두 능력 확보를 위한 ‘성공적’ 시험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출 시간 이후여서 육안으로도 관찰된 미사일 항적은 초기 상승 단계부터 불안정하게 비행하다가 공중 폭발한 것으로 관측됐다. 군은 북한 주장을 과장·기만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이날 함해남도 장면 일대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발사시간대도 앞당겼다.
이곳은 북한이 지난해 3월 첫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곳이다. 한·미의 감시가 소홀할 것으로 보이는 지역을 골라 기습 발사 능력을 시험했을 수 있다. 이는 발사 방식을 다변화하려는 시도 중 하나로 읽힌다. 당시 북한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화성-11형(KN-23) 개량형을 발사했다.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에 속한다. 이들 미사일은 약 620㎞를 비행하며 북한 전역을 통과한 뒤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바깥 동해 공해상에 떨어졌다.
이날 발사한 미사일도 사거리가 비슷하다. 북한은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화성-11형을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 시험발사는 러시아 수출용 미사일의 성능 시험 목적일 가능성이 있다. 다만, 5시 15분께 발사한 미사일의 사거리가 짧아 이번 시험발사에서도 실패했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미일의 첫 다영역 연합 훈련 ‘프리덤 에지’에 대한 반발일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지난달 27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프리덤 에지와 관련해 한미일이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체계를 갖췄음을 보여준다면서 강력하게 규탄했다고 전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외무성 대외정책실 공보문을 통해 밝혔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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