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헌법 1조 표현의 자유 위반"
미·중 갈등 심화 전망
EU도 틱톡 라이트 잠정 금지 전망
미국이 중국계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 강제 매각을 추진하는 가운데 틱톡 모회사인 중국 IT 기업 바이트댄스가 소송으로 맞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미 하원이 처리한 틱톡 강제 매각 추진 법안이 상원 통과를 남겨 둔 가운데 '표현의 자유' 침해 여부가 향후 틱톡 사태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대(對) 중국 견제 수위를 올리는 가운데 틱톡도 강력 대응을 예고하는 등 미·중 갈등이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2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틱톡 미국 법인의 마이클 베커먼 공공 정책 책임자는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미국이 틱톡 강제 매각법을 처리할 경우 "법적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법원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틱톡은 미국인 사용자가 1억7000만명에 달한다"며 "이 법은 (표현의 자유를 규정한) 미국 수정헌법 제1조 권리를 명백히 위반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며 "이는 긴 과정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 하원은 지난 20일 우크라이나·이스라엘 등 지원안을 포함한 안보 예산 패키지를 포함시켰다. 이 법안에는 틱톡을 강제 매각하는 법안이 담겼다. 바이트댄스가 360일 내에 틱톡 지분을 매각하지 않을 경우 미국 내에서 틱톡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자체를 금지해 미 시장에서 퇴출토록 하는 게 골자다. 미국 정부와 의회에서는 미국인의 개인정보가 중국 공산당에 넘어가고 있다는 초당적 우려가 커 틱톡 강제 매각은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틱톡 강제 매각 법안이 이번 주 상원을 통과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즉각 법안에 서명한다는 방침이다. 법안이 시행되면 틱톡은 즉각 수정헌법 제1조를 앞세워 소송을 제기할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틱톡 강제 매각 추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타인의 좋은 물건을 자기 것으로 삼으려는 건 완전히 강도 논리"라며 미국을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중국 역시 안보 우려를 이유로 애플의 중국 앱스토어에서 미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왓츠앱, 스레드 삭제를 명령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맞붙는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중 정책에 있어 연일 선명성 경쟁을 펼치고 있어 양국 간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틱톡은 유럽에서도 코너에 몰렸다. 유럽연합(EU)은 틱톡이 출시한 '틱톡 라이트'를 상대로 디지털서비스법(DSA) 위반 조사에 착수했다. EU 집행위원회는 틱톡 라이트에 새로 도입된 보상 프로그램이 중독성 위험이 있다고 보고 27개국 전역에서 잠정 금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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