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송광사 금강문 등 여덟 건
서산 문수사 극락보전도 지정
금강문과 천왕문 여덟 건이 국가지정 문화유산 보물로 관리된다. 문화재청은 완주 송광사 금강문과 보은 법주사 천왕문, 양산 통도사 천왕문, 순천 송광사 사천왕문, 구례 화엄사 천왕문, 영광 불갑사 천왕문, 포항 보경사 천왕문, 김천 직지사 천왕문을 보물로 지정했다고 2일 전했다.
금강문과 천왕문은 조선 사찰에서 삼문 체계가 성립되며 나타난 건축물이다. 사찰 진입부 두 번째와 세 번째에 각각 위치한다. 첫 번째는 일주문이다.
보물로 지정된 건축물들은 하나같이 17~18세기에 걸쳐 건립·중창됐다. 특히 완주 송광사 금강문과 보은 법주사 천왕문, 순천 송광사 사천왕문, 구례 화엄사 천왕문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치며 폐허가 됐던 사찰 문화유산이다. 벽암각성과 그 문파가 직·간접적으로 건립·중창에 관여하거나 영향을 미쳐 조선 후기 사찰 가람배치와 건축사적으로 의미가 크다. 벽암각성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에서 승군으로 활약한 인물이다. 1624년 팔도도총섭에 임명돼 전쟁으로 소실된 전국 사찰을 중건했다.
양산 통도사 천왕문과 영광 불갑사 천왕문, 포항 포경사 천왕문, 김천 직지사 천왕문도 조선 후기 건축양식의 변천 과정이 확인돼 학술적으로 중요하다. 문화재청 측은 "지역적 특색을 간직한 사문"이라며 "역사·예술적 가치가 크다"고 했다.
문화재청은 이날 서산 문수사 극락보전도 보물로 지정했다. 정면 세 칸, 측면 세 칸, 다포식 공포, 맞배지붕 형식의 불전이다. 중건 시기에 대한 고증 자료는 없으나 주요 구조부 목재의 연륜 연대 조사와 방사성탄소연대 분석에서 1630년대로 파악됐다.
내부 구성 양식은 조선 중기 이전을 가리킨다. 중앙에 불상을 모시는 불단인 수미단을 두고 뒤쪽에 후불벽을 조성했다. 17세기 중건 당시 형식을 잘 간직해 건축학적으로 중요하다. 문화재청 측은 "주요 부재에서 17세기 단청 문양·채색이 확인되고, 대들보와 공포부에서 18~19세기 단청 변화가 나타나 예술·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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