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루 룩'처럼 보인다는 지적
美 나이키, 파나틱스 공동 제작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가 때아닌 '유니폼 논란'에 몸살을 앓고 있다. 공식 유니폼이 너무 얇은 원단으로 만들어져 '시스루 룩'처럼 보인다는 게 그 이유다. MLB에서 유니폼 품질 논란이 불거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논란은 X(옛 트위터)를 비롯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퍼졌다. 일부 팬들은 최근 경기 중 선수들의 사진을 찍었는데, 땀에 젖은 유니폼이 선수들의 몸에 달라붙으면서 몸의 윤곽이 그대로 투과된 것이다.
이를 두고 야구팬들은 새 유니폼이 지나치게 얇은 '싸구려' 원단으로 만들어진 탓이라고 주장했다. 한 팬은 X에 뉴욕 양키스 선수들 사진을 게재하며 "이번 유니폼이 얼마나 나쁜지 알고 싶다면 선수들이 문자 그대로 땀에 흠뻑 젖은 모습을 한 번 봐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MLB의 새 유니폼은 미국의 스포츠 웨어 브랜드 '나이키' '파나틱스'가 각각 디자인을 맡아 제조했다. 두 기업은 MLB의 공식 유니폼 스폰서로, 2020년부터 2030년까지 10년간 계약 금액 규모는 10억달러(약 1조3400억원)에 이른다.
특히 팬들은 파나틱스의 유니폼 품질에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파나틱스는 거대 스포츠용품 제작업체이지만 높은 시장점유율을 무기로 사실상 독과점을 하며 싸구려 제품을 비싸게 판다는 의혹에 시달려 왔다.
이런 불만은 미국 공영방송 'PBS'도 조명했다. 방송 측은 이번 MLB 유니폼에 대해 "(선수들 사이에서도) 매우 인기 없다"며 "어떤 선수는 '종이 같다'고 평을 남겼다"고 전했다.
다만 유니폼을 만든 업체들은 선수들의 운동 성능을 증진하기 위해 최첨단 기술을 쏟아부었다는 입장이다. 나이키는 성명을 통해 "MLB 역사상 가장 발전된 유니폼을 만들기 위해 선수, 팀, 리그 사이 긴밀히 협력했다"고 밝혔다. 유니폼은 이전의 유니폼들보다 부드럽고 가벼우며 선수 300명의 체형을 스캔해 슬림형·스탠더드형·운동형·근육형 등 네 가지 유형으로 맞춤 제작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지 누리꾼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한 상태다. SNS 등에서는 "쓰레기 같은 유니폼" "종이를 기워 만든 것 같다" "MLB가 실수했다" "소프트볼 선수들 유니폼보다 더 허접해 보인다" 등 날 선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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