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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VIEW]미국 고교의 필수학점 '금융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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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떠받칠 자본소득
금융교육에 미래 달려 있다

[THE VIEW]미국 고교의 필수학점 '금융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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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세계 금융지성 설문조사(2014년)’에 따르면 우리나라 평균 금융지성은 세계 평균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 학업성취도 비교연구(PISA)의 수학 능력과 금융지성은 양의 상관관계를 보이는데, 우리나라는 수학 실력은 상위권이지만 금융 지식은 하위권으로 분류됐다. 비교적 최근 연구인 OECD 설문조사(2020년)에서도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항목에서 평균 또는 평균을 밑도는 결과가 나왔다.


금융에 대한 지식이 높을수록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자본주의 시대에 자명한 일이다. 돈을 빌려야 할 때 더 다양한 방법들을 이해하고 개인에게 최적화된 선택을 할 수 있고 새로운 투자에 대한 분석을 통해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반면 금융지성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근시안적인 판단을 해 장기적으로 부채에 허덕이거나 잘못된 투자로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이미 금융지성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반응하고 있다. 필자가 거주하는 오리건주에서는 2027년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학생들이 개인 금융 수업을 듣고 학점을 받아야 하는 법안을 지난해 6월 통과시켰다. 이미 24개의 다른 주에서도 비슷한 법률을 통과시켰으며 대다수의 주에서는 금융지성과 관련된 수업을 직접적으로 제공하거나 다른 과목에 통합해 교육하는 방안 등을 명시하고 있다.


이는 금융 교육을 어린 나이에 실시해 사회에 나갔을 때 충분히 대비할 수 있게 함으로써 간접적인 복지를 향상하는 것이다. 이러한 폭넓은 교육만이 아니라 재무와 관련된 전공을 하는 대학생들에게도 보다 직접적이고 효율적인 교육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 이미 150개가 넘는 대학교 또는 대학원에서 ‘스튜던트 인베스트먼트 펀드’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이 직접 대학교 기금의 일부 또는 따로 할당된 펀드를 운용하는 활동이나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가상 자산을 통한 수업의 경우 실제 돈을 투자했을 때와 다른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도움이 제한적이다. 따라서 실제 돈을 굴리고 해당 펀드의 이사회에 보고하는 과정을 배우면서 투자 상품 선정, 포트폴리오 위험 측정 등 금융 시장 전반에 대해 배우게 된다. 국내에서는 카이스트(KAIST)가 학생 투자펀드를 운용할 뿐 다른 대학교에서 이렇다 할 활동은 없는 편이다. 이 외에도 학생들이 운용하는 ‘엔젤 인베스팅 펀드’와 같은, 실제 돈으로 스타트업 회사들을 분석하고 협상 및 투자하는 프로그램들도 생겨나는 추세다.


인간이 노동을 통해 소득을 낼 수 있는 시간은 제한적이다. 100세 시대로 불리는 지금은 노동으로 돈을 벌기 어려운 시기, 즉 은퇴 이후에 대한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금융 시장을 통한 자본 소득이 지금보다도 더욱더 중요해질 것이며 이에 대해 충분한 대비를 할 수 있도록 금융에 대한 기본 교육을, 미래의 투자자들에게 더 체계화되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박성규 미국 윌래밋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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