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메모리 반도체 중요도 커진다
HBM뿐 아니라 다양한 메모리도 수혜
"예상 못한 이벤트 없다면 시장 반등 확실"
"최근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같은 인공지능(AI) 가속기용 메모리 수요가 뜨면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결합하는 새로운 비즈니스가 오고 있다."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DSA)인 한진만 부사장은 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앙코르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최근 HBM 제조 과정에서 파운드리 공정을 활용해 제품을 커스터마이징하는, 기존 메모리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을 고객사와 이야기하고 있다며 나온 발언이다.
한 부사장은 "메모리와 파운드리 의사결정자들이 다 한 테이블에 모여서 솔루션을 구매할 수 있는 것은 삼성전자만 할 수 있는 일"이라며 "당장은 파급력을 못 느끼겠지만 2~3년 뒤에는 삼성전자가 생성형 AI 시대에 파운드리, 메모리 융합을 통해 강자가 되지 않을까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AI 효과로 다양한 메모리 중요도 커지고 수요 역시 '쑥'
삼성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AI 효과로 HBM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봤다. 올해 HBM 시설투자(CAPEX)를 작년 대비 2.5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AI가 전방위로 쓰이면서 HBM뿐 아니라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등 다양한 제품의 수요가 늘면서 메모리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한 부사장은 "미국 엔비디아와 AMD, 인텔 같은 유수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앙처리장치(CPU) 업체들이 1년마다 새 가속기를 내놓고 있다"며 "가속기 성능을 극대화하려면 메모리 성능이 뒷받침돼야 하기에 메모리 아키텍처 중요성이나 새로운 메모리 아키텍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HBM과 저전력더블데이터레이트(LPDDR) D램이나 CXL뿐 아니라 현재 고객과 초기 논의 단계인 여러 형태의 (메모리) 아이디어들이 2~3년 내에는 가시화하고 본격적으로 (관련 시장이) 개화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시장 반등 확실…미 서버 시장 주목"
올해 반도체 업황에 대해선 "예상하지 못했던 글로벌 이벤트가 없다는 가정하에 시장 반등이 확실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 부사장은 "중국 시장으로부터 반등 시그널이 보이고 있고 미국 시장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본다"며 "고객들의 주문량이 계속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북미 시장의 경우 AI 서버 수요 증가에 따른 일반 서버 시장의 회복 여부가 관심사다. 한 부사장은 "미주 시장은 기술 혁신이 일어나는 곳이기에 서버 시장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며 "AI 서버 시장의 성장이 일반 서버 시장을 견인할지, 견인했을 때 삼성전자가 준비돼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이어 "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시설투자를 해서 선단 제품으로의 전환을 지속할 예정"이라며 "미국 서버 시장에서 점유율을 50% 이상 차지하고 싶은데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2025년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보고 있기에 올해는 그 시대를 대비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에서 짓고 있는 파운드리 공장인 텍사스주 테일러 시설과 관련해 한 부사장은 "공장 건설이 예정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며 "양산 시점은 미국 정부 및 고객 협상 등을 진행하고 있어 구체적인 계획을 곧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라이빗 부스 미디어에 처음 공개한 삼성
삼성전자는 9~12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되는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4'에 맞춰 앙코르 호텔에 프라이빗 전시 공간을 꾸리고 이날 미디어 대상 최초로 부스를 공개했다. 전시장에는 ▲서버 ▲PC·그래픽 ▲모바일 ▲오토모티브 ▲라이프스타일 등 5개 응용처별 공간이 구성돼 관람객을 맞았다.
삼성전자는 이곳에서 HBM 5세대 제품인 샤인볼트(HBM3E)와 12㎚급 32Gb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AI 효과로 수요가 늘고 있는 주력 제품을 소개했다. 한 부사장은 "AI 시대에 최적화된 다양한 최첨단 메모리 솔루션을 적기에 개발해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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