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친구도 버리는 정치인들에게"…올해의 사자성어 '견리망의'

대학교수 1315명 조사…2위 '적반하장'

'견리망의(見利忘義)'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는다'라는 뜻의 사자성어인 '견리망의'가 전국 대학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됐다.

10일 교수신문은 전국 대학교수 13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0.1%(396표)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견리망의'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김병기 전북대 명예교수가 쓴 교수들이 꼽은 올해의 사자성어 '견리망의' [사진출처=교수신문 제공, 연합뉴스]

'견리망의'를 추천한 김병기 전북대 명예교수(중어중문학과)는 "오늘 우리나라의 정치인은 바르게 이끌기보다 자신이 속한 편의 이익을 더 생각하는 것 같다"며 "국가백년지대계를 생각하는 의로운 정치보다는 눈 앞의 출세와 권력이라는 이익을 얻기 위해 자기편에 이로운 방향으로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한 경우로 의심되는 사례가 적잖이 거론된다"고 비판했다.

견리망의를 선택한 다른 교수들은 대통령의 친인척과 정치인들이 이익 앞에 떳떳하지 못하고, 고위공직자의 개인 투자나 자녀 학교폭력에 대한 대응, 개인의 이익을 핑계로 가족과 친구도 버리는 경우 등이 비일비재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교수들은 사회 전반적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가치가 상실되는 시대가 됐다며 사회 지도층이 공동체의 의로움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2위는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는 '적반하장(賊反荷杖)'으로, 25.5%(335표)를 얻었다.

적반하장을 추천한 이승환 고려대 명예교수(동양철학)는 "국제외교 무대에서 비속어와 막말을 해놓고 기자 탓과 언론 탓, 무능한 국정운영의 책임은 전 정부 탓, 언론자유는 탄압하면서 기회만 되면 자유를 외쳐대는 기만을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위는 24.6%(323표)를 얻은 '남우충수(濫?充數)'가 차지했다. 남우충수는 '피리를 불 줄도 모르면서 함부로 피리 부는 악사들 틈에 끼어 인원수를 채운다'는 뜻으로 실력 없는 사람이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비유한다.

교수신문은 해마다 연말이면 교수 설문조사를 통해 그해 한국 사회를 반영하는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정하고 있다.

2022년 선정된 올해의 사자성어는 '잘못을 저질러놓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뜻을 지닌 '과이불개(過而不改)'였고, 2021년은 '고양이와 쥐가 한패가 됐다'라는 뜻의 '묘서동처(猫鼠同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