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 1만1000건
"공급 부족에 매매수요 대기로 전셋값 요동"
일각서 전셋갓 고점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도
최근 3년간 폭등과 폭락을 오간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이 내년 또다시 요동칠 수 있다는 전문가 우려가 나온다. 입주물량이 수십 년 내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면서, 전셋값이 새 임대차법 이후 경신된 2021년 고점까지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내년 서울 입주 절벽…"1981년 이후 43년 만에 최소치"
8일 직방에 따르면 12월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0건이다. 더 나아가 내년은 입주절벽 수준이다. 총 1만1367건으로 올해 3만470가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1981년 8288가구 이후 43년 만에 최소치에 해당한다.
부동산R114 역시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내년 입주 예정 물량은 1만921가구로 2000년 조사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봤다.
이 같은 입주 공백은 지난 5월 넷째 주 이후 28주 연속 상승한 서울 아파트 전셋값 오름세에 기름을 부을 가능성이 높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데다 신축 희소성이 커지면서 당분간 전셋값 오름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뜩이나 매매수요의 전세 전환으로 전셋값이 오르는 와중에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도 "내년 서울 입주물량은 2000년대 들어 최저 물량이라 전세 시장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칠지 예측조차 어려운 상황"이라며 "10년 전 공급 공백기에 서울 전세가율이 85%까지 올랐는데 그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셋값이 오르면 서민층의 삶이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셋값 상승폭은? 3~5% vs 5% 이상…"예측 힘들어"
다만 내년 전셋값 상승폭과 관련해서는 전문가 의견이 엇갈린다. 함 랩장은 내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5% 이내에서 오를 것으로 봤다. 그는 "전셋값이 너무 많이 상승하면 경기, 인천 등 외곽으로 빠지는 수요가 생길 것"이라며 "경기, 인천 입주물량이 적지 않아 서울 전셋값은 3~5% 이내로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셋값이 새 임대차법 이후 경신된 고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누적 5% 이상 상승이 예상된다"면서 "특히 강남권이라든지 실수요자가 많은 노원, 강서 등 전셋값은 고점까지 회복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전셋값이 서민 주거 안정뿐 아니라 매매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윤 팀장은 "집값 하락 추세라 내년 상반기까지 전셋값이 매맷값을 밀어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내년 하반기에는 매매 시장의 불안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 역시 "금리가 떨어지고 경기침체가 연착륙하면 입주물량 급감으로 인한 전셋값 상승이 매맷값을 올릴 가능성도 다분하다"고 내다봤다. 이어 "물리적으로 입주물량을 늘리기는 어렵기 때문에 재건축, 재개발을 활성화하고 3기 신도시 추진 속도를 높여 참여자의 심리를 안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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