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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Next]150달러 아닌 70달러?…엇갈린 국제유가 전망,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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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수요 감소 기대에 5% 가까이 급락
100달러 돌파 전망 두달 안돼 뚜렷한 하락세
현재 하반기 평균 86달러…한은 전망과 비슷
70~80달러 계속 유지하면 물가 부담 덜듯

올해 하반기 물가상승률에 가장 변수로 꼽혔던 국제유가가 16일(현지시간) 하루 만에 5% 가까이 떨어지면서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초기만 해도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많았지만, 최근엔 70~80달러대로 하향 안정화되는 모습이다.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면 오는 30일 발표하는 한국은행의 올해와 내년 물가, 유가 전망이 당초 기대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산유국들의 감산이나 전쟁 영향으로 추가 상승할 수 있고, 유가 외에도 농산물, 환율 등 불확실한 요인이 많은 만큼 아직 물가에 안심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Why&Next]150달러 아닌 70달러?…엇갈린 국제유가 전망,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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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달러 넘길 거란 유가…70달러대로 하락

17일 뉴욕상업거래소와 영국 ICE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국제유가는 꾸준한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72.90달러로 전날 대비 3.76달러(4.9%) 하락했고, 국제유가 벤치마크(기준)인 북해산 브렌트유도 배럴당 77.42달러로 3.76달러(4.63%) 떨어졌다. 지난 7월 이후 최저치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역시 81.52달러 수준까지 내려왔다.


지난 9월 말까지만 해도 브렌트유가 94.36달러, WTI가 93.68달러, 두바이유가 94.99달러까지 치솟았던 것을 고려하면 현재 유가는 크게 낮은 수준이다. 당시 상당수 글로벌 투자은행(IB)과 경제연구기관은 세계 원유 시장을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잇따른 감산 결정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여파 등으로 공급 충격이 커질 수 있다며 줄줄이 국제유가 전망치를 높인 바 있다.


실제 JP모간의 원유시장 분석가 크리스티안 말렉은 브렌트유가 내년까지 배럴당 90~110달러에 거래되다가 2026년에는 150달러 수준으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고,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등도 국제유가 전망치를 100달러대로 상향 조정했다.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아 국제유가가 당초 전망과 달리 큰 하락 흐름을 보이는 것은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 둔화 영향이 크다.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호황을 이어갔던 미국 경제는 최근 소비 위축과 재정 적자가 심해지며 침체 우려가 커지는 중이고, 중국 역시 내수 경기는 조금씩 살아나고 있으나 부동산 경기는 여전히 부진하다.


이에 따라 원유 재고도 쌓이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 상업용 원유 재고는 4억3940만 배럴로 한 주 동안 예상보다 많은 360만배럴 증가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재고 증가와 경기 부진 우려 속에 이틀째 급락을 이어가 주요 기술적 지지선마저 무너졌다"며 "미국의 실업수당 연속 수급 신청자 수가 2년 내 최대를 기록한 점도 유가에 부담을 더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Why&Next]150달러 아닌 70달러?…엇갈린 국제유가 전망, 어디로 국제유가 하락과 유류세 추가 인하로 전국 기름값이 내려가고 있는 4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차량에 주유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현재까지 하반기 평균 '86달러'…한은 전망과 비슷

거시경제 전반을 관리하는 한은의 경우 지난 8월 경제전망 발표에서 올해 하반기 브렌트유 평균 가격을 배럴당 84달러로 전망한 바 있다. 한은에 따르면 전날 오후까지 하반기 평균은 배럴당 86.2달러로 당초 전망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지난 9~10월 국제유가가 90달러를 훌쩍 넘으며 예상보다 높은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 많이 하락하면서 평균이 다소 내려간 것으로 해석된다.


산술적으로 올해 남은 기간 브렌트유가 현재 70달러 후반이나 80달러 초반을 유지하면 하반기 평균이 당초 한은 전망과 비슷하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는 원유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한은은 반기 단위로 유가를 전망하고 이를 통해 통화정책을 운용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12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국제유가가 80달러 중반 정도 유지할 것을 가정하고 내년 2.2% 성장을 예측했다"며 "하지만 유가가 그 이상으로 올라간다면 우리의 성장률을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은 관계자는 "유가가 지금은 조금 내렸지만 변동성이 있다"며 "앞으로 80달러 중반대에서 움직이면 당초 전망보다 높게 갈 수 있고, 80달러로 계속 간다면 기존 전망과 비슷해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Why&Next]150달러 아닌 70달러?…엇갈린 국제유가 전망, 어디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제2회 한은-대한상의 공동 세미나'에서 이종화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와 좌담회를 갖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재정적자' 사우디…수요 부진 속 감산 이어갈까

국제유가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핵심 변수는 사우디 등 산유국들의 감산이다. 사우디는 팬데믹 이후 유가가 하락 조짐을 보이자 역대 최대 수준의 감산을 단행하며 유가 상승을 이끌어 냈으나, 최근에는 수요 둔화가 가시화되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막대한 자금을 동원해 신도시 '네옴시티' 등에 투자하고 있는 사우디 입장에선 재정적자를 벗어나기 위해 유가를 최소 80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지만, 수요가 적어지고 미국 원유 재고가 늘어나는 상황에선 무작정 감산을 이어가기도 쉽지 않다.


김광래 삼성선물 수석연구원은 "사우디가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유가 하방 압력을 막기 위해 희생을 감내하면서까지 추가 감산을 단행할 여력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수요 둔화 우려로 하방 압력에 노출된 상황에서는 추가 감산에 따른 유가 상승 압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가 불확실 여전…한은 "여전히 물가 주요 변수"

원유 수요 측면에서는 미국, 중국 경기가 가장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이들 국가에 대한 경기 전망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엇갈리지만 아직은 둔화 우려가 큰 분위기다. 특히 국제유가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 경제는 아직 뚜렷한 반등 신호가 잡히지 않고 있다. 신승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양책 집행이 실물경기에 반영되는 시차를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 경기 반등 모멘텀이 강화될 수 있다"면서도 "당국의 노력에도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되면 경기가 재차 둔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올해 여름에 비하면 국제유가 상승 불안이 많이 해소됐지만 국내 물가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확전이나 겨울 한파, 유럽 천연가스 재고 소진 속도 등에 따라 유가가 단기적으로 급등할 수 있고, 유가 외에도 환율이나 소비 등 요인으로 물가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11월, 12월 월별 물가 상승률에는 여전히 유가와 농산물 가격이 핵심 변수"라며 "내년 연간으로 본다면 환율, 소비, 유류세, 전기·가스·수도 요금 등이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불확실성이 있다"고 말했다.

[Why&Next]150달러 아닌 70달러?…엇갈린 국제유가 전망, 어디로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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