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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債시장 들썩]①위기가 곧 기회…고금리·불경기에 되레 활황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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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기업·부동산PF 등 금융권 NPL 증가 추세
매각 입찰 늘면서 투자시장도 들썩

고금리와 저(低)성장,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 거시경제와 금융시장 불안 속에서 역설적으로 뜨는 시장이 있다. 부실채권(무수익여신, NPL) 시장이 바닥을 찍고 다시 커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중금리 상승과 부동산 경기 악화로 금융회사의 연체율이 증가하고 NPL 총량도 증가하기 시작했다. 고금리와 불경기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NPL 시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금융사 NPL 증가…가계·PF 등 부실여신↑

8일 금융감독원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금융회사의 NPL이 지난 3분기를 저점으로 다시 증가하고 있다. 은행권 NPL은 지난해 3분기에 9조7000억원에서 바닥을 찍고 지난해 말 10조1000억원, 올해 1분기에는 10조4000억원으로 늘어났다.


NPL은 3개월 이상 연체해 원리금 회수에 잠재적 위험이 존재하는 대출과 사모사채, 채무보증 등의 자산(여신)을 말한다. 금융회사는 여신을 건전성(회수 가능성)에 따라 정상여신, 요주의여신(1개월 연체), 고정여신(3개월 연체), 회수의문, 추정손실 단계로 분류한다. 이 중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을 통틀어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하고, 이를 수익이 발생하지 않거나(무수익여신) 성과를 내지 않는 대출(Non Performing Loan)이라는 의미로 NPL이라고 일컫는다.


[부실債시장 들썩]①위기가 곧 기회…고금리·불경기에 되레 활황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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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종류별로는 기업대출 NPL이 지난해 3분기 8조원에서 올해 1분기에 8조2000억원으로, 부동산담보대출 중심의 가계 부문 NPL이 같은 기간 1조5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증가했다. 은행권 전체 여신에서 차지하는 NPL비율도 지난해 0.38%를 저점으로 0.41%까지 상승했다. 6개월간 0.03%(1bp=0.01%P), 금액 기준으로는 약 7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증권사를 비롯한 제2금융권 NPL도 PF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 25개 증권사의 상반기 기준 NPL은 3조7000억원 규모로, 지난해 말 대비 1조1000억원 증가했다. 이 중 PF는 1조2000억원으로 6개월 동안 4000억원가량 늘었다.


보험사·캐피탈사·저축은행 NPL도 증가 추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저축은행 업계 총여신 연체율은 지난 6월 말 기준 5.33%로 지난해 말 대비 1.92%포인트 상승했다. NPL비율은 5.61%로 같은 기간 2.27%포인트 증가했다.


관련 업계는 기업과 가계 건전성이 악화하면서 금융권 NPL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NPL 투자사 관계자는 "고금리와 경기 악화가 이어지면 가계와 기업의 취약차주가 늘어나면서 금융권역별로 NPL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사업 진행을 하지 않은 채로 계속 만기만 연장하던 부동산 PF 부문까지 합치면 하반기로 갈수록 NPL 물량이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NPL 매각도 늘어…불경기 투자 기회

[부실債시장 들썩]①위기가 곧 기회…고금리·불경기에 되레 활황 조짐

NPL 매각도 늘고 있다. 금융회사가 NPL을 처리하는 방법은 크게 대출 담보에 대한 공·경매로 채권 일부를 자체적으로 회수하는 방법, NPL 투자전문회사나 자산운용사에 채권가치를 할인해 매각하는 방법으로 나뉜다. 채권을 계속 보유하면서 정상화하거나, 반대의 경우 상각 처리하기도 한다.


이 중 외부 매각은 잠재 투자자에 불경기 속 투자기회로 작용한다. 금융회사는 NPL이 쌓이면 정해진 적립률대로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기 때문에 부실 비율이나 충당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매각을 선택한다. 투자자는 NPL을 싸게 사서 자체 노하우로 가치를 높여 팔거나 회수율을 높이면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은행권 NPL 매각 규모는 1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9000억원의 2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하반기 매각 규모도 1조원 이상으로, 지난해 3706억원에서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제2금융권 NPL비율도 상승 추세를 보여, NPL 매각 규모는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국내 은행권 NPL 규모는 1997년 외환위기로 크게 증가하다 감소 추세를 보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다시 급증하며 2015년 30조원에서 꼭지를 찍었다. 이후 금리 하락과 경기 회복으로 해마다 감소 추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10조원 아래로 내려왔다. 저금리와 경기 호황으로 NPL 매각 규모도 줄어 NPL 시장이 어려움을 겪었다. 은행권 NPL 매각 비율은 과거 전체 NPL의 25%이던 것이 최근 20% 언저리 수준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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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과거 큰 경제·금융위기 이후 NPL 시장이 빠르게 커진 바 있다"면서 "고금리와 불경기가 장기화하면서 기업과 가계 부문의 NPL 총량과 매각액이 계속 늘어나 NPL 시장이 다시 호황을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NPL 전문 투자사들이 늘고 자산운용사와 캐피탈사 등이 NPL 시장에 참여하면서 경쟁 강도는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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