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화한 학교 건물 외벽 콘크리트 잔해 맞아
"예산 문제 등 시설물 관리 미루는 학교 많아"
휴일 출근길에 서울 서대문구 한 학교 건물 외벽에서 콘크리트 조각이 떨어져 이곳을 지나던 행인이 머리를 다친 사고가 발생했다.
29일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에는 '휴일 출근 중에 중학교 건물 낙하물에 횡사할 뻔했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사무실 도보로 출근하던 중 학교 인접 보행로를 지나는 중에 뭔가 쿵 떨어지고 좀 뒤에 한 번 더 뜨끔한 느낌이 있었다"면서 "갑작스러워서 알지 못했는데 정신 차리고 보니 학교 건물 외관 처마 같은 곳에서 콘크리트가 부식돼서 떨어졌는데 크기가 꽤나 컸다"고 설명했다.
A씨는 "주변에 5~6조각이 한꺼번에 떨어진 것 같다"며 사진과 함께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후 학교 관리자에게 상황을 알린 A씨는 "학교 시설들이 대체로 예산이 없어서 그런지 시설 관리를 잘 못 하고 있지 않나 싶다"며 "교육청이나 서울시에서 서로 싸우지 말고 이런 안전에 대한 이슈부터 합의해서 잘 해소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학교 측은 이후 낙하물이 떨어질 수 있는 위치를 막고 길을 통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글을 본 누리꾼들은 "서울의 대부분 중고등학교는 비슷하게 부식돼 있을 듯", "철근도 많이 녹슨 것을 보니 추가 탈락 또는 매우 높다, 속히 조치해야 한다", "길에서도 안전모를 써야 할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예산 문제 등으로 시설물 관리 미루는 학교 많아
이 사연에 대해 일부 누리꾼은 학교가 예산 문제 등을 이유로 시설물 관리를 미루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또 누리꾼은 A씨가 함께 올린 사진을 보면서 철근도 많이 녹슨 것을 보니 추가적인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 "하인리히 법칙으로 볼 때 큰 사고의 징후 중 하나일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하인리히 법칙은 대형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동일한 원인으로 경미한 사고와 징후가 반드시 나타난다는 것을 뜻한다.
그간 전국 유·초·중·고·특수학교의 건물 노후화 문제는 꾸준히 지적됐다.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학생들의 학습과 급식이 이루어지는 건물 가운데 준공 40년이 넘은 건물의 비율은 사립학교 기준 19.3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립학교의 경우 30.11%로 더 많았다.
학교 전체 건물 가운데 건축물안전등급상 C등급(보통)과 D등급(미흡), E등급(불량, 전국에서 1건) 이하 판정을 받은 건물은 4828동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건물 동에서 7.32%에 해당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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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A씨와 같이 건물에서 떨어진 낙하물로 인해 차량 피해나 신체를 다쳤을 시 민법 제758조(공작물 등의 점유자, 소유자의 책임)에 따라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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