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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꼭대기서 광주를 가슴에 품다' 올해 첫 정상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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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부터 가족·연인·친구 함께한 발길 이어져

정상까지 총 3000여명 집계…외지인도 찾아 '눈길'

9월부터는 상시 개방…탐방객들 "다시 올 것" 기대

"무등산 정상에 올라서서 광주시내를 가슴에 품으니 답답했던 속이 시원해지네요."


4일 오전 광주 무등산 국립공원. 올해 들어 처음이자 2011년 5월 이후 26번째인 정상 개방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재인증과 국립공원 승격 10주년을 기념해 무등산이 세계 명산임을 다시 한번 알리고자 마련됐다.


서석대 주상절리에 위치한 군부대 후문부터 인왕봉과 지왕봉을 지나 부대 정문으로 나가는 0.9㎞의 무등산 정상부 코스에 대해 시민들의 발길이 허용됐다. 특히 무등산 정상에 군부대가 주둔한 이래 최초로 다문화가족에게 출입이 가능하게 됐다.


'무등산 꼭대기서 광주를 가슴에 품다' 올해 첫 정상 개방 무등산 국립공원 정상이 개방된 4일 시민들이 정상에 올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민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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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오전 3℃ 정도의 쌀쌀했던 기온이 오후들어 차차 17℃까지 오르면서 겉옷을 겹겹이 껴입은 시민들은 허물 벗듯 하나하나 옷을 벗어 가방에 넣고 연신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내면서도 상쾌한 공기를 온몸으로 느끼는 듯 표정이 밝았다.


탐방로 곳곳에는 2주 전에 내린 눈이 아직 채 녹지 않아 얼어있었고 빙벽은 점차 녹으며 물이 떨어지고 있었지만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한 시민들에게는 또 다른 볼거리가 됐다.


시민들은 무등산을 오르면서 힘이 들 법도 했지만 정상에 다다르자 발걸음이 더 빨라졌다. 마침내 정상에 오르자 모두 만세 하듯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며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지왕봉과 억새를 배경으로 한 포토존에는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선 줄이 길게 늘어서기도 했다. 또 전망대에서 광주시내를 한눈에 담으며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앞에 두고 '야호'를 외치기도 했다. 군인들은 부대 내 질서와 탐방객들의 안전을 위해 분주했다.


이날 오후까지 인왕봉과 지왕봉에 오른 탐방객은 3000명에 이르렀고, 무등산을 찾은 탐방객은 1만2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춘기에 들어서는 아이들과 함께 추억을 쌓기 위해 무등산에 오른 김진화(41·여)씨는 "벌써부터 아이들이 함께 다니지 않으려고 해서 아침부터 설득에 설득을 해서 데려왔다. 아이들도 막상 오니 너무 좋아하고 좋은 추억이 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하며 지왕봉을 배경으로 국립공원 깃대종 캐릭터 반달이, 곰달이와 서둘러 인증샷을 찍었다. 김씨의 아들 이성민(13)·이성준(9)군은 언제 오기 싫어했냐는 듯 뛰어다니며 2년 전부터 국립공원스탬프투어를 다닌 사진들을 자랑하기도 했다.


무등산을 찾으면서 봉사를 함께한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평소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조요셉(63)씨는 지인들과 함께 보이는 쓰레기를 주우며 무등산 정상까지 올랐는데 그 양이 다섯 봉지나 됐다.


조씨는 "광주전남의 자랑인 무등산은 명산으로 불리며 전국적으로 많은 등산객이 찾는 산이다"면서 "사람이 많이 찾는 만큼 무등산을 찾는 모두가 환경보호에 더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청주에서 무등산을 찾은 최용식(58)씨는 반팔 차림의 등산복을 하고 씩씩한 발걸음으로 무등산에 올라 절경을 두 눈에 담았다.


최씨는 "무등산은 국내 여느 산과 비교할 수 없다는 말만 들었지 직접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며 "세월이 더 흐르기 전에 꼭 무등산에 방문하고 싶어서 먼 길 왔는데 너무 잘한 것 같다"며 감탄했다.


한편 이날 정상 개방행사에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유제철 환경부 차관, 송형근 국립공원공단 이사장, 정선화 영산강유역환경청장, 박병규 광산구청장 등도 정상에 오르는 동안 시민들과 함께했다.


강 시장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재인증 성공을 무등산 정상에서 시·도민과 함께 기념하고 축하할 수 있어 기쁘고 자랑스럽다"며 "무등산을 아끼고 지켜주신 공원 관계자와 환경단체, 시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무등산 꼭대기서 광주를 가슴에 품다' 올해 첫 정상 개방

이어 "오는 9월 무등산 정상이 활짝 열리고 방공포대도 완전히 철수해 무등산이 오롯이 시민 품으로 돌아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며 "탐방로 정비 등 무등산 정상 맞이에 차질이 없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무등산 정상은 1961년 군부대가 주둔하기 시작하면서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됐다. 2011년 군과의 협의를 통해 처음 정상이 개방된 이후 이날까지 총 26차례 개방됐다. 지난해 12월 20일 공군 제1미사일방어여단·국립공원공단과 협약을 통해 올해 9월부터는 무등산 정상이 상시 개방된다.




호남취재본부 민현기 기자 hyunk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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