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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국민연금 CIO, 보신 아닌 국민 생각하는 인물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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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지난 2일 국민연금 강남사옥.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뒤를 보고 서 있었다. 뻗치기(취재원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일) 중인 기자에게 얼굴이 공개되기를 원치 않는 이 사람은 누굴까. 1000조원을 움직이는 자본시장의 큰손. 세계 3대 연기금으로 손꼽히는 국민연금에서 국민들의 노후자금을 불리는 중책을 맡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후보자 인선 절차가 한창이다. 15명의 지원자 중 최종 6명의 후보로 추려졌고, 그중에서 5명의 후보가 공개됐다. 박대양 전 한국투자공사(KIC) CIO, 서원주 전 공무원연금 CIO, 이창훈 전 공무원연금 CIO, 염재현 코레이트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장, 양영식 스틱얼터너티브운용 대표, 그리고 베일에 싸인 후보자 1명이다.


국민연금 측에선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후보자들의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앞에 언급된 5명의 후보자도 언론 취재를 통해 알려졌다. 이를 두고 투자은행 업계에선 비공개 후보자가 내정자라는 소문이 돌았다.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께름칙함과 궁금함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면접 날 현장을 찾았다. 공개되지 않은 후보자를 찾기 위해서. 국민연금 관계자들은 후보자 보호를 이유로 면접장 앞 취재진의 진입을 철저하게 막았다. 9층에서 10층으로 이어지는 계단 통로도 나무판자로 막혔다. 후보자들이 주차장에서 올라올지, 1층으로 들어올지 모르기 때문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었다. 서원주 후보자, 박대양 후보자, 이창훈 후보자 등 이미 알려진 후보자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면접장으로 속속 입장했다. 국민연금 측에선 엘리베이터에서도 내려 달라고 요청했다. 어쩔 수 없이 1층 엘리베이터 문 앞에 서서 지하에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잡아 탑승자의 얼굴을 확인했다.


잠시 후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마스크를 쓴 한 명의 남성이 나타났다. 누가 봐도 면접 복장을 하고 있었다. 얼굴을 보이지 않으려고 뒤돌아 서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바로 비공개 후보자였다. 그의 인상착의를 바탕으로 업계를 수소문한 결과 그는 박천석 새마을금고중앙회 CIO였다. 비공개 후보자의 정체를 안 순간, 일단은 안도했다. 자본시장에서 검증된 인사라는 점에서다. 박 후보자는 삼성생명, 삼성자산운용, ING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 CIO, 공무원연금공단 투자전략팀장, 흥국생명 자산운용 본부장 등을 거쳐 현재 새마을금고중앙회 CIO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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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자가 현직 CIO라는 점에서 비공개를 원했던 것이 이해는 된다. 개인적으로는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1000조원 국민들의 노후자금을 책임질 CIO라면 후보자 신분이라도 국민들 앞에 운용경력을 검증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국민연금 CIO 인선 절차는 투명하고 공정해야 한다. 기금 운용에 있어서 가장 전문적이고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할 인물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다. 경기나 시장이 어려우면 국민연금도 국내 상황을 어느 정도 고려한 투자를 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를 쓰고 숨은 후보를 찾은 이유도 이런 국민들의 기대를 배신하는 엉뚱한 후보가 등장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다행히도 이번 국민연금 CIO 후보자 6인은 모두 시장의 검증을 거친 인물들이다. ‘자본시장의 대통령’이라 불리는 국민연금 CIO. 이제 6명의 후보는 모두 공개됐다. 보신보다 국민 노후를 생각하는 인물이 되길 기대해본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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