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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하와이로 간…소녀, 엄마, 그리고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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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알로하, 나의 엄마들'
핍박받던 하와이 이민 1세대 그린 동명소설 원작
주체적 삶 개척하는 여성상 유쾌하게 선보여
男 캐릭터 보완하며 세 캐릭터의 '사랑'에도 초점

100년 전 하와이로 간…소녀, 엄마, 그리고 여자 뮤지컬 '알로하, 나의 엄마들'. 사진제공 = 세종문화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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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버들 애기씨, 내년이면 열여덟이지예? 포와로 시집가지 않을랍니꺼?“


1917년, 경남 김해 작은 마을 어진말에 사는 버들은 친구 홍주, 무당의 딸 송화와 함께 사진 한 장에 인생을 걸고 포와(하와이)로 시집가기로 결심한다. 100년 낯선 땅으로 향해 자신의 삶을 개척한 하와이 이민 1세대 세 여성의 삶을 그려낸 소설 ‘알로하, 나의 엄마들’이 뮤지컬로 돌아왔다. 세종문화회관 서울시뮤지컬단은 뮤지컬 ‘알로하, 나의 엄마들’을 12월 11일까지 공연한다.


100년 전 그 시절이나 현대를 살아가는 지금의 우리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다. 많은 사람은 지금 보다 나은 자신의 미래를 위해 무모한 도전도 하고 실패를 맛보며 인생을 살아갈 용기를 얻게 된다. ‘알로하, 나의 엄마들’은 그 시절 역사를 고통스럽게만 그리지 않는다. 세 소녀는 타국에서의 핍박과 착취라는 고통에 몸부림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주체적이며 건강한 자신들의 인생을 개척해 나간다.


흑백 사진 한 장만 손에 쥔 채 낯선 하와이에 도착한 버들과 홍주, 송화는 첫날부터 난관에 부딪힌다. 수십 마지기 땅을 소유한 지주라던 버들의 남편 태완은 사실 소작농이었고, 송화의 남편은 매일 술에 절어 폭력을 일삼는다. 신발과 옷이 나무에 주렁주렁 열리며, 돈을 갈퀴로 긁어모을 거라던 말을 다 믿은 건 아니었지만, 참담한 현실 앞에 희망이 산산이 조각났음에도 세 소녀의 우정은 더욱더 단단해진다. 그리고 질곡의 세월을 강인한 생명력을 통해 버틴 이들의 서사는 버들의 딸인 펄(진주)을 향한 모성애로 이어지며 제목 속 나의 ‘엄마들’에 대한 의미를 환기한다.


100년 전 하와이로 간…소녀, 엄마, 그리고 여자 뮤지컬 '알로하, 나의 엄마들'. 사진제공 = 세종문화회관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 단장은 22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 프레스콜 행사에서 "세 여성을 중심으로 한 이 작품은 지금 우리를 있게 해준 모든 어머니의 이야기"라며 "세 소녀가 고난을 통해 어머니가 되고, 성장하고 연대하며 이주 한국인으로서 여러 역경을 이겨내는, 여성들의 연대기를 그린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조선에서 고베를 거쳐 하와이에 이르는 여정은 무대에 어떻게 구현될까. 이대웅 연출은 그 공간들을 표현하는 것이 하나의 숙제였다고 고백한다. 이 연출은 “빠르게 진행되는 공간성과 액자구조로 돼 있는 시간성을 가장 고민했다"며 "1막에선 세 소녀의 이야기를 쌓고, 2막에서 멋진 인생의 파도타기를 구성해 세 여인의 성장기가 잘 보이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원작 소설이 주인공 버들에 초점이 맞춰진 데 반해 작품은 친구인 홍주와 송화의 서사도 함께 주목한다. 오미영 작가는 "버들 중심 서사 구성에 친구인 송화와 홍주 이야기를 부각해 세 소녀의 연대에 초점을 맞추려 했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그 과정 속, 자기 인생을 살아낸 소녀들의 이야기를 더 발랄하고 유쾌하게 선보인다. 작가는 이를 위해 남성 캐릭터를 보완했다. 오 작가는 "원작은 역사적 고증에 맞춰 쓰였기 때문에 매력적인 남성 캐릭터가 별로 없었다“며 ”버들의 남편인 태완을 낭만적인 캐릭터로 만들고, 원작엔 없던 준혁을 창조해 송화와 뜨거운 사랑을 나누는 인물로 설정했다"고 덧붙였다.


주인공 버들을 맡은 홍지희와 이혜란은 꿈 많은 소녀가 어떻게 낯선 땅에서 역경을 딛고 성장하는지를 고민했다고 한다. 이혜란은 "원작과 뮤지컬의 버들은 많이 다르지 않다. 18살 어린 소녀이지만 성숙함과 강인함을 가진 책임감 있는 버들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홍지희 역시 "꿈 많은 소녀가 하와이라는 낯선 땅에서 여러 사건을 겪으며 어떻게 성장하고 변화하는지 관객들에게 보여주려 열심히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100년 전 하와이로 간…소녀, 엄마, 그리고 여자 뮤지컬 '알로하, 나의 엄마들'의 배우 홍지희, 임지영, 정은영. 사진제공 = 세종문화회관

버들의 친구 홍주 역엔 정은영과 이수정, 송화 역은 임지영과 주다온이 맡는다. 버들의 남편이자 조선 독립을 위해 암약하는 태완 역은 박영수와 허도영이 출연한다. 원작에 없지만, 송화와 뜨거운 사랑을 하는 준혁 역엔 정동화와 김범준이 캐스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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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소녀의 우정과 삶을 그린 이야기 ‘알로하, 나의 엄마들’은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용기와 감동을 무대 위에서 선사한다. 공연은 12월 11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진행된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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