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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달러 초강세와 글로벌 금융시장 전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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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달러 초강세와 글로벌 금융시장 전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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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고강도 긴축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우려로 달러 초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유로 등 준기축통화 6개국과 달러와의 환율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15에 근접했다. 우리 외환시장도 요동치면서 원·달러 환율이 과거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수준인 1400원을 훌쩍 넘어섰다. 남아시아 신흥국들이 통화 가치 폭락과 외채 부담 증가로 줄도산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주요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가속화한 데 따른 여파다.


주요 선진국의 물가가 2%대로 내려오기에는 아직 상당한 시간이 남아 있어 외환보유액이 바닥이 난 신흥국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의 데자뷔를 떠 올린다. 올해 구제금융을 재신청한 파키스탄과 의류산업이 위기에 봉착한 방글라데시는 국제통화기금(IMF)에 손을 벌렸다. 이들 국가보다 상황이 나쁜 스리랑카는 정부가 무너져 IMF 원조 조건을 충족하기 어려워지자 중국과 협상했다. 10년간 낮은 비용으로 달러를 빌려 여유롭게 쓴 대가를 치르고 있다.


미얀마 역시 위험 전이 국가로 분류된다. 2021년 2월 군부 쿠데타 이후 각종 제재와 외국 자본 이탈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얀마 통화 짯의 달러화 대비 가치는 땅바닥으로 떨어졌고 인플레이션은 심각한 상황이다. 라오스도 부채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채무불이행을 선언할 수 있다는 지적이 흘러나온다. 미국이 금리를 올려 지금처럼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과 한미 간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한 2018년을 생각해 보자. 당시 신흥국 경제 위기의 핵심에 아르헨티나와 터키가 있었다. 아르헨티나는 자본유출을 막으려고 기준금리를 가공할 수준으로 올렸지만,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는 반으로 떨어졌다.


IMF는 아르헨티나 위기가 국제 금융 시장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으려고 역대 최대 규모인 571억 달러 지원을 결정했다. 터키는 IMF에 IMF 구제금융을 거부하고 중국과 러시아에 도움을 청했다. 당시 아르헨티나와 터키뿐 아니라 브라질, 남아공,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인도가 위험 국가로 분류됐다. 여러 신흥국 정부들은 통화 유출을 막으려고 줄줄이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다행히 당시 위험의 전이는 2019년 미국이 금리를 인하함으로써 막을 수 있었다.


지금의 남아시아 위기 국가나 아르헨티나와 터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장기간 재정적자가 지속되면서 누적된 정부부채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재정적자를 보충하기 위해 외화채권 발행에 과도하게 의존한 점도 특징이다. 이런 요인이 복합 위기를 잉태한 요인이 되고 이것이 세계적으로 확산할 때 세계는 시스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시스템 리스크란 외환위기 때처럼 환율, 주가 등 각종 변수가 요동치며 실물 경제에 심각한 파급 효과를 미치는 상황으로 금융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9월 유럽의 세르비아가 국채금리 급등에 따라 IMF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문득 유럽 재정위기를 떠 올리며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같은 나라에서 문제가 없는지 생각해 본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미국 금리 인상에 맞춰 기준금리를 올렸다. 가뜩이나 재정건전성이 낮은 이탈리아의 차입 비용은 엄청나게 불어났다. ECB는 긴축 기조와 함께 이탈리아 국채시장의 높은 변동성에 유념해야 한다. 재정취약국 국채시장이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이면 ECB는 각종 국채매입 수단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세계 경제에 어려움이 오면 국가신인도, 외환보유액, 재정건전성, 경상수지 흑자 유지, 글로벌 금융안전망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된다.



조원경 UNIST 교수/글로벌 산업협력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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