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6주만에 부정평가가 앞서
경찰인사·52시간 혼선 등 영향
국정 뒷받침 與선 갈등 계속
이준석·윤핵관 설전 이어져
장제원, 이와중에 포럼 세 과시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권현지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 하락세가 심상찮다. 국민의힘의 내홍과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불안이 겹치면서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최근엔 부정평가가 긍정을 앞서는 ‘데드크로스’ 현상도 나타났다.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점검과 함께 불거진 당 내홍을 조기에 수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갈등 봉합은 쉽지 않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주도하는 미래혁신포럼 세미나에는 50여명의 의원들이 참석해 세(勢)를 과시했다. 친윤석열(친윤)계와 각을 세우는 이준석 당대표는 세미나에 불참했다.
27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20~24일 전국 18세 이상 2515명에게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묻는 항목에 ‘잘 하고 있다’는 응답은 46.6%,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47.7%였다.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데드크로스가 발생한 건 윤 대통령 취임 후 처음이다. 긍정과 부정 평가 차이는 1.1%포인트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 내를 기록했다.
같은 날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 결과에서도 부정이 긍정평가를 앞서는 데드크로스 현상이 확인됐다. 윤 대통령 국정 운영 평가 결과 긍정 46.8%, 부정 47.4%로 오차 범위 내 부정 평가가 우세했다.(TBS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24~25일 실시·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응답률 6.3%·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은 경제 악화 상황에서 잇단 실수로 국정 운영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많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경기 불황이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은 "치안감 인사 발표나 ‘국기 문란’ 언급, 주 52시간제 개편 발표 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졌다"면서 "경제 위기 속에서 윤석열 정부가 국정 운영을 잘하겠느냐 하는 국민들의 불안감과 걱정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 지지율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당이 된 직후엔 50%대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이 대표 윤리위 회부와 친윤계 갈등이 이어지면서 지지율에는 실망감이 반영되는 양상이다.
지지율은 떨어지고 있지만 갈등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주 이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 간 연이은 다툼으로 살얼음판이었던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는 이날도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 대표는 공개 발언을 하지 않았고 비공개회의 역시 5분여 만에 끝이 났다.
친윤계 대표주자인 장제원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초청해 ‘미래혁신포럼’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안철수·정진석 등 50여명의 현역 의원이 참석해 세를 과시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축사에서 "당이 와해 위기에 처했을 때 비대위원장을 맡아서 당을 재건해준 분이 김종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정권교체 일등공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치켜세웠다.
지지율 하락에 대해 대통령실과 여당은 말을 아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지지율 발표와 관련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고 권 원내대표는 최고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지율이라는 것이 올라가고 내려가는 것이지만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와 당이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내홍을 빠르게 해결하지 못하면 여론이 더욱 악화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의원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크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집권 여당이 집권 초기에 당 지도부 내에서 불협화음을 일으키면서 국민들을 속상하게 하고 있으니 요즘 야단을 많이 맞는다"며 "저를 포함해서 우리 모두 자중자애하면서 더 이상 죄송스러운 사태가 안 생기도록 조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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