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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딸깍발이]왜, 이들의 말에 내 마음이 움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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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메시지의 좋고 나쁨, 영향·충격은 어떤 메신저가 전달하느냐에 달라져
지위·역량·매력·신뢰성·카리스마 등 8가지 특징에 따라 귀기울일지 결정
호감·유대감 갖춘 리더 영향력 커
유능하지 않은 유명한 메신저에 의해 나라의 미래 결정될수도

[남산딸깍발이]왜, 이들의 말에 내 마음이 움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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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메신저를 죽이지 마라.(Don't shoot the messenger)"


이 말은 "엉뚱한 사람한테 화풀이 하지 말라"는 영어의 관용표현이다. 어떤 메시지(messege)를 들었을 때 당신의 반응은?


'메신저(messenger)'는 정보를 전달하는 중개인이다. 여기서 말하는 '정보'란 기상학자가 발표하는 오늘의 날씨처럼 단순한 데이터일 수도 있고, 저널리스트나 블로거의 칼럼처럼 일정한 관점을 드러내는 것일 수도 있다. 특정 뉴스에 대해 가짜라고 주장하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의 포스트일 수도 있고, 소위 '인플루언서'에게 돈을 지급하고 제품을 홍보하게 만드는 마케팅 캠페인일 수도 있다. 혹은 대중의 관심을 끌고 사람들의 생각, 믿음, 나아가 그들의 존재에까지 영향을 미치려는 목적을 가진 정책 아이디어나 비전, 세계관인 경우도 있다.


엉뚱한 사람한테 화풀이 한 댓가는?

어디서 발원되었든 상관없이 메시지가 일단 전달되고 나면 흥미로운 일이 벌어진다. 메시지를 받는 사람의 마음 속에서 메신저가 곧 해당 메시지와 연결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 메신저가 해당 메시지를 직접 생산한 주체가 아님에도 말이다. 이런 연상 작용은 이후 메신저와 해당 메시지를 받는 평가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게 된다.


과거에 영국 왕의 대변인 역할을 했던 포고 관원들은 왕국에서 전하는 소식에 분노한 군중들의 손에 크게 다칠 각오를 해야 했다. 이들에 대한 물리적 폭력이 워낙 만연해서 그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률이 따로 제정될 정도였다. 포고 관원에게 해를 입힌다는 것은 곧 군주에게 해를 입히는 것과 마찬가지인 반역 행위였다. 그리고 반역, 즉 "엉뚱한 사람한테 화풀이한" 댓가는 '사형'이었다.


저자는 "그 영향과 충격이 메시지의 내용 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면서 "그 메시지를 전달하는 메신저가 소유하고 있다고 여겨지는 특징 때문에 일어난 결과로 봐야 한다"고 했다. 메시지의 좋고 나쁨, 영향과 충격은 어떤 메신저가 메시지를 전달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배우·컨설턴트·변호사·친구는 모두 메신저

요즘 대기업들은 배우들을 고용해 자사 제품을 홍보하게 만든다. 기업의 관리자들은 직접 전하기 힘든 공지사항을 직원들에게 대신 전달하거나 새로운 운영 방침을 옹호하기 위해 컨설턴트를 고용한다. 라이벌 관계끼리는 중재자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며, 이혼한 부부는 변호사를 통해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학생 때는 마음에 드는 이성이 있으면 먼저 친구를 보내 마음을 떠보게끔 한다.


여기서 배우, 컨설턴트, 중재자, 변호사, 친구 등은 모두 메신저다. 우리가 어떤 메신저에게 귀를 기울일 것인지 결정하는 데 실질적인 영향을 끼치는 여덟가지 특징이 있다. 그 특징 중 넷은 '지위 중심의' 하드한 효과, 나머지 넷은 '유대감 중심의' 소프트한 효과로 나타난다. 하드한 효과는 사회경제적 지위, 역량, 지배력, 매력 등 네 가지의 영향을 받고, 소프트한 효과는 온화함, 취약성, 신뢰성, 카리스마 등이 영향을 미친다.


저자는 "이런 여덟가지 메신저의 특징 중 미묘하고 감지하기 어려우며 놓치게 되는 둘 이상의 특징을 가진 메신저는 대중에게 더 강력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저자가 주장하는 여덟가지 메신저 효과들은 메시지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달라진다. 어떤 메신저가 될 것인가. '어떤 사람의 말을 들을 것인가', '어떤 사람을 믿을 것인가', 그리고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의 세 가지 유형이 있다.


유능하지 않은 유명한 메신저가 나라의 미래를 결정

당신은 '어떤 사람의 말을 들을 것인가'. 매력적인 개인은 이 메신저 특성의 진화적·사회적 가치 덕분에 매우 쉽고 빠르게 관심을 얻는다. 물론 관심을 끌뿐 이들의 생각, 의견, 요청이 수락되거나 수용된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이들이 무시받지 않을 거라는 점은 확실하다.


'누구를 믿을 것인가'.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조언이라면 전문가 같은 외모를 한 사람이 전달했을 때 더욱 설득력 있게 들릴 것이다. 소방훈련 중에 내려지는 지시 사항은 지배적인 목소리를 가진 사람이 내리는 경우 더 믿음이 생긴다. 격려와 공감의 말은 온화하다고 인식되는 메신저가 전달했을 때 더 진실돼 보일 것이다.


당신은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소심한 10대는 공격적이고 지배적인 친구에게 마약을 하거나 폭력조직에 가입하라는 자극을 받을 수도 있다. 자녀에게 예방접종을 시킬지 말지에 대한 부모의 결정은 자녀의 건강뿐 아니라 주변 많은 사람들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치적으로 무관심했던 사람이라도 유명인에 의해 열혈 투표자로 변모할 수 있다.


내 말을 듣게 하고, 내 말을 믿게 하고, 그 말이 이뤄지게 할 수 있는 메신저는 누구일까. 저자는 "필요할 경우 때로는 하드하지만 대체적으로는 호감과 유대감을 갖춘 리더"라고 했다. "한 나라의 미래가 반드시 유능한 메신저가 아니라 단지 유명하고 지배적인 메신저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는 저자의 주장이 실감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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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 스티브 마틴·조지프 마크스 지음, 김윤재 옮김, 21세기북스, 2만2000원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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