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대출시장의 4분의 1 넘어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개인 간 거래(P2P) 금융회사에서 개인이 부동산담보대출을 받은 돈이 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액 증가와 함께 연체율도 덩달아 뛰면서 P2P 시장 부실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6일 한국P2P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개인 부동산담보 P2P 대출액은 961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협회가 개인 부동산담보 P2P 대출액을 처음 공시한 2017년 3월 655억원에 비해 14.6배 증가한 수준이다. 대출 증가속도는 매우 가파르다. 2017년 12월 1803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8년 12월 3848억원, 지난해 말 8624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지난 1월엔 누적 9091억원으로 첫 9000억원을 돌파했다. 최근 두 달 새 1000억원가량의 대출이 증가한 셈이다.
법인이 P2P 업체를 통해 받은 부동산대출까지 합하면 부동산담보 P2P 대출액은 지난달 말 기준 1조6069억원에 달한다. 전체 P2P 대출의 4분의1이 넘는 금액이다.
일각에선 정부가 내놓은 12ㆍ16 부동산 대책의 풍선효과가 아니냐는 지적도 한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 시가 15억원 넘는 아파트를 구입할 목적으로 한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하는 등 고강도 대출규제를 발표했다. 당시 P2P 대출이 주택담보대출 규제의 우회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이 있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부동산 P2P 대출은 기존 대출을 상환하거나 대부업체나 저축은행 대출을 P2P로 갈아타는 대환대출이 대부분”이라며 “P2P가 주택담보대출 규제의 우회로로 이용되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또 “부동산대출은 아파트 등 주택이라는 우량 담보를 잡고 있어 부실이 나도 매각이나 경매를 통해 원금의 일부를 회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P2P 대출에 대한 불안감은 커져만 가고 있다. 우량 업체로 불리는 상위권 업체들마저도 연체율이 치솟으면서 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누적 대출액 1조609억원으로 업계 1위 테라펀딩의 지난달 말 연체율은 18.98%로 지난 1월 17.48%에 비해 1.5%포인트 올랐다. 또 다른 상위권 업체인 어니스트펀드의 연체율도 같은 기간 6.23%에서 6.53%로 상승했다. 한편 P2P 대출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가 차입자에게 돈을 빌려주고 일정 이자를 받는 사업 모델이다. 직장인이나 자영업자에게 무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신용대출, 부동산이나 동산을 담보로 잡고 대출을 내주는 담보대출, 소형빌딩이나 빌라 건축에 돈을 대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의 형태가 있다.
지난달 말 기준 45개 협회 회원사의 누적 대출액은 6조2408억원, 평균 연체율은 8.23%로 파악됐다. 지난 1월에 비해 누적 대출액(6조1243억원)은 1165억원 늘었고, 연체율(9.32%)은 1.09%포인트 하락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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