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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원윳값 폭락하는데…정부 위기 매뉴얼엔 '저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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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중심 유가대응반, 유가 동향점검 위주 대응 중
업계 "수입 원유 무관세 적용·중동 석유 수입 부과금 축소"
정부 "단기 유가변동 탓 조세체계 개편검토 의견 섣부르다"

[단독]원윳값 폭락하는데…정부 위기 매뉴얼엔 '저유가' 없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이미지 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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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원윳값 폭락하는데…정부 위기 매뉴얼엔 '저유가' 없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미지 출처=로이터연합뉴스)


단독[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세계 주요 산유국들의 '증산 전쟁'이 격화되면서 저유가로 인해 국내 산업에 비상이 걸렸는데도 정부는 속수무책이다. 기존에 정부가 만들어놓은 위기 대응 매뉴얼은 '고유가' 상황에만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저유가로 인한 위기 상황에서는 관련 기업에 대한 조세 부담을 낮추는 등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4년 3월에 만든 '원유 수급 분야 위기 대응 매뉴얼'엔 고유가에 관한 대책만 있을 뿐 저유가에 관한 대응 방안은 담겨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단독]원윳값 폭락하는데…정부 위기 매뉴얼엔 '저유가' 없다 원유 수급 분야 위기대응 매뉴얼(자료=산업통상자원부)


정부가 비상 상황에서 에너지 수급 대책을 짤 때 쓰는 이 매뉴얼엔 '위기경보 수준'이 '관심(Blue)→주의(Yellow)→경계(Orange)→심각(Red)' 단계별로 대응 방안이 나온다. 그러나 각 단계 어디에도 산유국의 증산에 따른 저유가 대응책에 관한 표현은 찾아볼 수 없다.


산업부는 국제 유가가 100달러를 넘나들던 2014년 3월에 이 매뉴얼을 만든 후 한 번도 업데이트를 하지 않았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벤트가 발생하면 상황에 맞게 기술적·세부적인 사항을 적용하고 있지만 그동안 큰 틀에서 매뉴얼의 변화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단독]원윳값 폭락하는데…정부 위기 매뉴얼엔 '저유가' 없다 원유 수급 분야 위기대응 매뉴얼(자료=산업통상자원부)


그러다 보니 지난 10일 정부가 산업부, 한국석유공사, 에너지경제연구원 등과 함께 국제유가 대응반을 구성했지만 '모니터링 '외에 할 수 있는 건 없는 상태다. 현재 대응반은 유가 동향 점검 위주로 일을 하고 있다. 유가 대응반 관계자는 "지금의 저유가 흐름이 일시적인 현상일지도 모르니 우선은 가격 동향부터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독]원윳값 폭락하는데…정부 위기 매뉴얼엔 '저유가' 없다 원유 수급 분야 위기대응 매뉴얼(자료=산업통상자원부)


하지만 전문가들은 저유가 장기화로 관련 업계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한시바삐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산유국들이 추가 증산을 통해 유가를 더 끌어내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는 세계의 저유가 흐름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우선 고유가일 때 비축유를 풀어 기름값을 낮추듯 저유가엔 수입 원유에 무관세를 적용하고 준조세 격인 석유 수입 부과금을 축소하는 등의 지원방안이 거론된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수입 원유에 관세를 무는 나라는 한국(3%), 미국(0.1~0.2%), 칠레(6%) 3개국뿐이다. 한국만 비(非)산유국이다. 업체들은 중동에서 수입하는 원유·석유 제품의 수입 부과금도 리터(ℓ)당 16원씩 내야 한다.


[단독]원윳값 폭락하는데…정부 위기 매뉴얼엔 '저유가' 없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업계 관계자는 "유가 하락으로 소비가 증가해 마진이 개선됐던 과거의 '저유가'와 달리 지금은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급감으로 국가의 기간 산업인 석유업의 존립마저 불투명한 '저유가 위기' 상황"이라며 "공장 증설 및 재정 지원 등을 하기가 어렵다면 수입 원유 관세와 석유 수입 부과금 등이라도 한시적으로 감면해주는 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덕환 서강대학교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명예교수는 "혈세가 들어가는 정유사 지원, 석유공사 출자 증액 등을 시행하기 쉽지 않다면 수입 원유에 무관세를 적용하는 등의 한시적인 조치라도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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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는 특정 업종에 대한 지원책을 발표하긴 이르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저유가 흐름이 장기간 이어진다고 판단되면 (실무) 대응 준비를 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와 저유가가 겹친 이례적인 상황이지만, 단기 유가 변동 때문에 조세 체계 개편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은 섣부른 감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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