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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사람]온통 '매운맛' 천지…불황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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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사람]온통 '매운맛' 천지…불황이라서? 불황에 매운맛을 많이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공포영화를 보는 이유와 같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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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불황에는 미니스커트가 유행하고, 빨간 립스틱이 잘 팔린다고 합니다. 여성들은 경기가 잘 안풀릴 때일수록 자신을 돋보이게 하고 싶은 심리가 있어 미니스커트를 선호하고, 비싼 화장품을 사기 힘들어진 여성들이 값싼 립스틱으로 화장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소주와 라면 판매가 늘어나는 것도 불황 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값싼 소주가 빨리 취하게 하고, 불황 때는 싼 가격에 대용량 제품을 구매하려는 벌크(bulk)형 소비 패턴이 나타나 라면의 매출이 늘어납니다.


그렇다면, 불황일수록 '매운 맛'을 찾는다는 말도 사실일까요? 매운 음식을 먹으면 쌓인 스트레스가 풀리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맞는 주장일까요?


유통업계는 '매운맛'을 불황의 트렌드로 분명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최근 S사의 '불닭볶음면', 다른 S사의 '대박라면 고스트 페퍼 스파이시 치킨' 등 한 입만 먹어도 입안이 얼얼한 매운맛 라면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불닭볶음면'의 누적 판매량 18억개로 출시 7년만에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대박라면 고스트 페퍼 스파이시 치킨'은 세상에서 가장 매운 고추 중 하나인 고스트 페퍼를 사용해 스코빌 척도(매운맛지수)가 무려 1만2000SHU에 달한다고 합니다. 동남아 시장에서 날개 달린 듯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 사람들이 즐겨먹는 고추장과 떡볶이 등도 매운맛이 대세입니다. 대형마트에서 팔고있는 고추장 제품들의 매운맛, 아주 매운 맛, 무진장 매운맛 비율이 지난해 각각 20% 30% 50%였다면, 올해는 무진장 매운맛이 90% 이상을 차지했고, 나머지는 각각 5%선에 머물렀습니다.


매운 음식을 먹으면 우리 몸에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고추의 매운 성분인 캡사이신이 혀에 닿으면 통증 신호가 대뇌 시상핵으로 전달됩니다. 시상핵에 도착한 신호는 지각중추를 건드려 통증을 느끼게 합니다. 이렇게 강력한 자극(통증)을 느끼게 되면 뇌에서 진통효과가 있는 물질을 분비하게 됩니다.


뇌는 진통효과를 내기 위해 엔돌핀과 아드레날린을 분비하는데 엔돌핀은 매운맛 때문에 생긴 통증을 완화해주고, 아드레날린은 땀을 나게 하면서 노폐물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이럴 경우 우리 몸은 개운함과 함께 스트레스가 해소됨을 느끼게 되는 것이지요.


뇌뿐 아니라 위장도 비상이 걸립니다. 몸에 침입한 매운맛을 물리치기 위해 위액을 분비해 마치 세차하는 것처럼 씻어냅니다. 캡사이신을 섭취하면 혈관이 확장되고 피부가 붉어지며 체온이 올라가는데 이 경우 고통에 대한 감각이 둔해지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또 캡사이신은 심장과 대사 기능을 보강하기도 하는데 비만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고, 평소 캡사이신이 포함된 식사를 하면 사망률이 낮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요즘사람]온통 '매운맛' 천지…불황이라서? 매운음식을 먹으면 통증이 생기는데 그 통증을 없애기 위해 뇌에서 진통제를 분비하게 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미국의 한 언론은 사람들이 매운 맛에 끌리는 이유에 대해 극한까지 스스로를 몰아붙이며, 그 과정에서 쾌감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풀이했고, 폴 로잔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롤러코스터를 타거나 공포 영화를 보는 것과 비슷한 이유로 사람들은 매운 음식에 열광한다"고 분석했습니다.


한국 음식들이 매워진 것은 해방 이후 산업화 시대에 접어들면서부터라고 합니다. 1990년대 말 경제 위기를 시작으로 경제침체가 지속되면서 매운맛은 더욱 강해졌는데, 1997년 IMF 이후 매운 짬뽕, 닭발, 떡볶이가 크게 유행했습니다. 이는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강박과 스트레스를 없애는 하나의 저렴한 수단으로 매운맛이 사용됐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어려운 경제사정에 맞춰 가격은 저렴하되, 자극적이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음식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기 때문에 불황에는 매운맛이 유행하는 것이지요. 사람들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 입안이 아파도 스트레스를 잠시 날리기 위해 계속 매운맛을 찾습니다. 유통업체는 즐거울 수 있겠으나 사람들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겠지요.


캡사이신은 진통제로 사용되는 이유는 강한 자극이 마취 효과를 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매운맛에 중독돼 계속 매운맛을 찾는 것이지요. 문제는 쇼크입니다. 캡사이신을 너무 많이 먹으면 혈압이 갑자기 떨어져 순간적인 쇼크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한국인의 위암 발생률은 세계 1위인데 매운 음식이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짠맛이 위암의 원인이 되는데, 매운 음식을 계속 먹으면 맛에 감각이 떨어져 좀 더 짠 음식을 먹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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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사람 매운맛 무지 좋아합니다. 그러나 습관적으로 고추가루를 뿌리거나, 요리에 고추장을 퍼넣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스트레스는 이해하지만, 지나치면 건강만 해치게 됩니다. 매운음식도 절제할 때가 됐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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