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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패닉] 中企 "준비 안돼, 시행유예"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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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패닉] 中企 "준비 안돼, 시행유예" 호소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앞줄 왼쪽 세 번째)이 13일 서울 여의도에서 중소기업단체협의회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주 52시간 근로제 관련 기자회견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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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이 코앞에 닥친 산업현장이 혼란에 빠졌다. 오래전부터 요구해온 제도보완 요구가 정부와 국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자 중소벤처기업들의 절박한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와 국회가 뒤늦게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이행여부가 불투명해 혼란은 가중될 전망이다.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등 14개 중소기업단체협의회 대표들은 14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김학용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을 방문해 주 52시간제 입법 보완을 건의한다. 이들은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가진 이후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를 만나 중소기업계 입장문을 전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아직도 많은 중소기업에 주 52시간제를 도입할 여건이 준비돼 있지 않았다"면서 시행 시기를 1년 이상 연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실제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요건과 절차를 대폭 완화해야 하고, 특히 갑작스러운 주문이나 집중근로를 요하는 업체들을 위해 선택근로제와 인가연장근로제 보완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며 "급여 감소를 우려하는 근로자의 입장도 고려해 노사 자율로 추가 근로를 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중기중앙회가 지난달 중소기업 500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주 52시간제와 관련해 준비가 안된 곳이 65.8%였고, 절반 이상(52.7%)이 시행유예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 52시간제에 직격탄을 맞는 건설, 자동차, 조선 등의 산업현장에서도 보완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30개 건설업체를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내놓은 '법정근로시간 단축 이행 이후 건설업체의 대응 동향 및 향후 과제'라는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건설현장의 공사비가 증가하고 이로 인해 건설사의 경영상태 악화가 우려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들은 주 52시간제로 인해 근로 조건 변경에 대한 발주기관의 무관심과 공사비 증가로 인한 경영상태 악화를 가장 크게 걱정했다. 대정부 건의사항으로는 응답업체(복수응답)의 70% 이상이 법정근로시간 단축 관련 지침을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 기간 확대 요구(47.8%)가 뒤를 이었다.


김영윤 대한전문건설협회 회장은 13일 중소기업단체협의회 기자회견에서 "건설업계는 자연에 노출돼 일하는 작업장이 대부분이고 기후 등에 영향 많이 받는다. 3~4개월 비가 오는 우기나 동절기에는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있고 날씨가 맑을 때 일을 더 해야하는데 근로제에 묶여있으면 납기 맞추기가 어렵고 준공하기도 어렵다"고 호소했다.


[주 52시간 패닉] 中企 "준비 안돼, 시행유예" 호소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13일 서울 여의도에서 중소기업단체협의회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주 52시간 근로제 관련 기자회견에서 1년 이상 시행 유예 등을 호소하고 있다.


조선업의 메카인 거제의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협력사단체 등은 지난달 고용노동부 장관에 보낸 건의문에서 "고용위기지역이나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에 소재하는 조선협력사에 대해서는 조선 현장이 정상화 될 때까지 근로시간 단축시기를 최대한 유예해 그동안 피폐해진 지역경제가 살아날 수 있도록 선처해 주실 것을 강력히 건의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은 "현장에 남아있는 노동자들의 임금이 생계유지가 어려울 정도로 낮아져 있는 현 상황에서 주 52시간제 확대 시행시 노동자들에게는 2020년 최저임금을 적용해봐도 최소 월 60만원의 임금 하락으로 이어져 가계 경제에 큰 고통을 안겨줄 것"이라고 호소했다.


또 "업계에서는 그나마 남아 있던 숙련공이 임금과 퇴직금 감소로 인해 조기퇴직 및 타 업종으로 이직해 조선업의 생산력과 기술력은 하락할 것이고, 젊은층들의 조선업 기피현상은 더욱 심화돼 기업은 새로운 인력난 등 경영악화가 가속되고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지도 모른다고 그 절박함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 52시간제를 시행하고 있는 300인 이상 사업장은 제도가 어느 정도 정착되고 있지만 경쟁력 저하를 걱정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300인 이상 기업 200여개(대기업 66개ㆍ중견기업 145개)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적응하고 있다'는 응답이 전체의 91.5%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정착되지 않았다'는 응답은 8.5%에 그쳤다. 제도에 적응하고 있다는 기업들은 '근로시간 유연성이 없다'(38%), '근로시간이 빠듯하다'(22%)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정 시기에 근무가 집중되는 건설업이나 호텔업에서 집중 근로를 할 수 없어졌고, 생산라인 고장이나 긴급 애프터서비스 등 돌발상황에 대응하기도 힘들어졌다는 애로가 이어졌다. 이밖에 신제품ㆍ기술 개발 등 성과지향형 직무의 경우 출시 주기에 맞춰 일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도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6개월로 확대하는 개선안의 정기국회 통과, 선택근로제와 재량근로제 개선, 인가연장근로제 범위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 52시간 패닉] 中企 "준비 안돼, 시행유예" 호소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왼쪽)이 13일 국회를 방문해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주 52시간 근로제 관련 중소기업단체협의회 입장문을 전달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업계의 이 같은 호소가 정부와 국회에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제도 유예와 같은 대책은 어려울 수도 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중소기업계의 절박한 마음은 충분히 공감하지만 노동계 입장도 고려해 중소기업계와 노동계가 충돌하지 않고 양측이 공감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중소기업계에서 요구하는 유연근무제 개선 등은 법 시행 후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추후 보완 대책을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주 52시간제에 대한 보완책으로 특별연장근로제의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13일 '작은기업 현장공감 규제애로 개선방안' 브리핑에서 "주 52시간(근무)제, 저도 (본회의장에서) 투표했는데 반성하고 있다. 국회에서 조금 더 심도 있는 논의를 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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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제조업은 현재 2교대로 근무를 돌리는데 주 52시간에 맞추려면 3교대로 바꿔야 한다. 3교대로 바꿀 수 있을 만큼 사람을 더 뽑아서 주문도 많이 들어오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어정쩡하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2교대를 계속할 수도 없고 3교대를 하자니 손해를 볼 것 같다는 것이 고민거리"라고 설명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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