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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火요일에 읽는 전쟁사]'히로뽕', 원래 야간행군 때 먹던 각성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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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감기약 개발 도중 발견...피로회복제로 생산
2차대전 당시 야간행군용 각성제...전후 중독자 대량 양산

[火요일에 읽는 전쟁사]'히로뽕', 원래 야간행군 때 먹던 각성제?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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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보통 마약사범과 관련한 기사를 보다보면 항상 만나는 마약 종류 중에 '히로뽕'이란 마약이 있다. 마약 투여행위를 속되게 이르는 소위 "뽕 맞았다"는 말도 이 마약의 이름에서 온 걸로 추정된다. 영어로 필로폰이라고 부르다보니 일본에서 필로폰을 자국 발음대로 읽은 것으로 알려져있기도 하지만, 실제 첫 개발자나 생산지는 모두 일본이라 히로뽕이 원조다. 아이러니하게도 개발 당시부터 2차대전 때까진 마약이 아니라 모든 군인들에게 지급됐던 각성제였다.


히로뽕은 원래 '메스암페타민(methamphetamine)'이란 물질의 상표이름이다. 이 물질은 1888년 도쿄대 의학부 나가이 나가요시(長井長義) 박사가 감기약을 만들다가 우연히 발견한 것으로 임상실험 도중 각성효과가 매우 뛰어나다는 사실이 발견되면서 각성제로 개발됐다. 이후 일본의 대일본제약(大日本製藥)사에서 1941년부터 히로뽕이란 상품명으로 판매를 시작하며 히로뽕의 역사가 시작됐다.


히로뽕이란 말은 그리스어로 노동을 사랑한다는 뜻의 '필로포노스(Philoponos)'라는 단어에서 따왔다. 애초 야근 노동시 졸음을 쫓기 위한 약으로 제작됐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다른 나라로 건너간 히로뽕은 시험공부 중인 학생이나 장거리 주행하는 트럭운전기사들을 중심으로 남용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중독현상에 대한 심각한 보고가 없었고, 위험성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


[火요일에 읽는 전쟁사]'히로뽕', 원래 야간행군 때 먹던 각성제? 2차대전 당시 일본의 대일본제약사가 피로회복제로 판매하던 '히로뽕' 광고모습(사진=https://www.pinterest.jp)


이후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히로뽕은 연합국이던 추축국이던 거의 모든 전장에서 군인들에게 보급됐다. 야간행군 때 졸지 않고 집중력을 유지시켜주고, 한편으로 병사들의 겁을 없애준다는 이유 때문이다. 각 군의 지휘관들은 중요한 보급물자 중 하나로 이 메스암페타민을 수만정씩 보유하고, 병사들의 사기와 내구력 향상 등의 목적으로 정기 지급했다.


독일의 유명한 지휘관인 롬멜의 기갑사단에서 72시간 강행군을 하기 위해 히로뽕을 사용했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로 알려져있다. 일제의 경우 태평양전쟁 말기 가미카제 특공대원들에게 자살 공포를 억제시키기 위해 술과 함께 히로뽕을 나눠줬다고 한다. 미군이나 다른 연합군에서도 낙하산을 메고 뛰어내려야하는 공수부대 등 위험한 임무를 수행해야하는 병사들에게 공포심 극복을 목적으로 나눠줬다고 알려져있다.


[火요일에 읽는 전쟁사]'히로뽕', 원래 야간행군 때 먹던 각성제? 2차대전 당시 독일군에게 지급된 메스암페타민 마약의 모습. 페르피틴(Pervitin)이란 상표로 지급됐다.(사진=위키피디아)


아돌프 히틀러도 히로뽕은 물론 아편, 헤로인 등 각종 마약류에 중독됐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1944년 독일의 패색이 짙어지면서 그의 마약의존도는 점점 높아졌고, 패망직전 상황에서 그가 보여줬던 여러 잘못된 결정과 군사전술 등도 약물중독에 의한 망상증세가 나타난 것이란 설도 있다. 히틀러 뿐만 아니라 나치 수뇌부 대부분도 약물에 상당히 의존적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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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최고 지휘관까지 히로뽕에 중독된 상황에서 2차대전과 태평양전쟁이 종전되자, 수백만명의 참전 용사들이 마약 중독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개발국인 일본에서는 패망 이후 50만명이 넘는 히로뽕 중독자들이 양산됐고, 패전 직후 경제난으로 일회용 주사기를 돌려쓰다가 대규모로 간염 등 전염병이 확산돼 사회 문제로 떠오르게 됐다. 이로인해 중독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1951년부터 단속법이 시작됐고 마약류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치열한 전쟁의 공포를 잊게해주던 각성제에서 반드시 근절돼야할 사회악으로 지위가 바뀐 것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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