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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쇼핑몰 문닫히면…미세먼지 어디서 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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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쇼핑몰 문닫히면…미세먼지 어디서 피하나 스타필드 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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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아이 둘을 키우는 서주현(35ㆍ가명)씨는 연휴였던 지난 2일과 3일, 수도권에 위치한 복합쇼핑몰과 아울렛을 찾아 휴일을 보냈다. 아무리 미세먼지가 심해도 3일이나 아이들과 집에만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왕 외출할 거라면 야외보다 미세먼지를 피할 수 있고 먹거리와 놀거리가 많은 복합몰과 아울렛이 제격. 특히 공간이 좁은 백화점보다 휴게공간이 충분하고, 키즈카페도 여러 개 있어 하루 종일 아이들을 데리고 놀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복합몰과 아울렛 등 놀거리를 갖춘 대형 유통시설이 주말 소비자들의 '미세먼지 피난처'가 되고 있다. 미세먼지가 심해진 이후 내방객수가 평년대비 급증하고 있는 것. 실제 폭염과 미세먼지, 한파 등이 극심한 날에 복합몰과 아울렛은 이를 피할 수 있는 공공 인프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복합몰에 대한 의무휴업이 추진되면 소비자 편익이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세먼지가 심했던 지난 주말 연휴 3일(3월1~3일)간 신세계 스타필드 복합몰 내방객 수는 평소 대비 10% 증가했다. 하남점과 고양점이 각각 11만명과 9만명, 코엑스가 7만명으로 보통 주말 방문객보다 평균 1만명 증가한 수치다. 현대아울렛의 경우 이 기간 동안 6개 점포의 방문객수가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했다. 롯데아울렛 역시 이 기간 중 객수가 23.4%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만 해도 전년 동기 대비 객수가 1.3% 감소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3월은 신학기 효과로 내방객이 느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배 증가한 데는 지독한 미세먼지가 한 몫했다는 게 유통가의 분석이다. 미세먼지로 인해 외출할 곳이 마땅치 않은 가족 단위 고객들이 마음놓고 휴식을 즐기기 위해 복합몰과 아울렛 등으로 몰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복합몰이나 아울렛을 찾아 미세먼지를 피하는 일도 힘들어질 수 있다. 복합몰 등에 대한 월 2회 의무휴업과 출점규제 강화를 골자로 한 유통산업발전법(유발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기 때문이다. 유발법 개정안은 전통 상권과의 상생을 앞세워 복합몰을 규제 대상으로 정조준했다. 복합몰 월 2회 의무휴업과 출점규제 강화 등이 골자다. 두 달간의 개점 휴업으로 지지부진하던 법안 통과는 지난 7일 국회가 문을 열면서, 본격 논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직 관련 상임위 일정은 잡히지 않은 상태지만 유통업계의 우려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주말 쇼핑몰 문닫히면…미세먼지 어디서 피하나

업계는 전통시장과 복합몰ㆍ아울렛은 수요층이 달라 의무휴업을 통한 골목상권 보호 효과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대한상의도 지난해 12월 '주요 입법현안에 대한 경제계 의견'을 통해 "복합몰과 전통시장, 소상공인은 주업종이 달라 경쟁 관계가 크지 않다"며 "경제적 약자 보호 취지는 이해하지만 규제시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며 재고를 요청한 바 있다.



특히 최근 최악의 미세먼지로 국민들의 삶의 질마저 위협받는 가운데, 사실상 미세먼지 피난처 역할을 하고 있는 복합몰과 아울렛을 의무 휴업으로 옥죄는 것은 국민의 생명권을 위협하는 것 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세먼지를 '재해'로 규정하며 추가경정예산(추경)까지 동원하려는 정부 움직임과도 배치되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법이 통과되면 주말에 미세먼지 걱정 없이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갈 곳이 사라지게 된다"며 "골목상권 보호 효과가 얼마나 있는지도 미지수"라고 꼬집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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